17살 벨링엄과 20살 포든이 만든 아름다운 축구

심재철 2021. 4. 15. 11: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0-2021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1-2 맨시티

[심재철 기자]

20살 언저리에 있는 비교적 어린 선수들이 별들의 무대라 불리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홈 팀 도르트문트에게 한동안이라도 4강 진출 꿈을 꾸게 만든 주드 벨링엄은 겨우 17살 289일밖에 안 된 신성이고, 이번 8강 홈&어웨이 두 게임 모두 결승골을 터뜨린 필 포든도 만 20살밖에 안 된 실력자다. 4강 오르는 길은 엇갈렸지만 잉글랜드 축구팬 입장에서 보면 안아주고 싶은 보물들이라 하겠다.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끌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 FC(잉글랜드)가 한국 시각으로 15일(목) 오전 4시 독일 도르트문트에 있는 BVB 슈타디온에서 벌어진 2020-2021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8강 2차전에서 2-1로 멋진 역전승을 거두고 두 게임 합산 4-2로 4강에 올라 지난 시즌 준우승 팀 파리 생 제르맹(프랑스)을 만나게 됐다.

17살 289일 '벨링엄'

게임 시작 후 15분 만에 홈 팀 도르트문트가 먼저 골을 넣었다. 그 주인공은 겨우 17살 289일밖에 안 된 주드 벨링엄이었다. 맨시티 수비수 몸 맞고 흐른 공을 잡아서 오른발로 감아찬 궤적은 에데르송 골키퍼가 자기 왼쪽으로 날아올랐지만 글러브 끝을 스치며 빨려들어갔다.

지난 주 어웨이 게임에서 억울한 파울 판정으로 귀중한 골을 인정받지 못했기에 벨링엄의 기쁨은 더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이 기세로라면 4강으로 올라가는 대역전 드라마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 조직력은 역시 탄탄했다. 이번 시즌 뛰고 있는 많은 게임에서 2골 이상 내준 게임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주는 증거다. 맨체스터 시티는 지난달 8일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더비 매치에서 0-2로 패한 이후 8게임을 내리 이기고 있으며 그 중 2골 이상을 내준 게임은 3월 11일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5-2 승리 게임 딱 하나 뿐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벨링엄에게 먼저 골을 내주고 10분만에 팀의 주장 케빈 데 브라위너가 오른발로 때린 위력적인 슛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왔지만 주도권을 가져오기에 어려움은 없었다.

20살 10개월 15일 '필 포든'

하프 타임이 끝나고 이어진 후반전에 맨체스터 시티의 역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그 중심에 20살 10개월 15일로 여전히 어린 날개 공격수 필 포든이 있었다. 포든은 52분에 왼쪽에서 올린 기습 크로스로 귀중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포든의 크로스를 차단하기 위해 도르트문트 가운데 미드필더 엠레 잔이 머리로 걷어내기를 시도했지만 공이 왼팔에 맞고 떨어졌다. 이 순간을 지켜보고 있던 카를로스 그란데(스페인) 주심은 휘슬을 길게 불어 페널티킥을 선언했는데 엠레 잔은 의도적인 핸드 볼 반칙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VAR(비디오 판독 심판) 확인 절차를 거쳐 원심을 인정했다.

지난 1차전에서도 페널티킥을 내줄만한 반칙을 저질러 VAR 확인 후 누명을 벗었던 엠레 잔이 이번에는 왼팔을 뻗은 동작을 숨길 수 없었다. 이 절호의 기회를 맨체스터 시티의 대표적인 왼발 리야드 마레즈가 놓치지 않고 골문 오른쪽 톱 코너로 차 넣었다.

그리고 필 포든은 이번에도 짜릿한 결승골 주인공이 되었다. 75분,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맨시티는 크로스를 선택하지 않고 짧게 연결하여 박스 밖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미래라 불리는 필 포든은 자신의 왼발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듯 묵직한 무회전 킥으로 골문 오른쪽 구석을 제대로 노렸다. 이에 도르트문트 골키퍼 마르빈 히츠가 자기 왼쪽으로 날아올랐지만 포든 왼발 끝을 떠난 공이 오른쪽 기둥을 스치며 빨려들어갔다. 4강으로 향하는 두 게임 모두 결승골을 터뜨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실력이었다.

이제 필 포든은 4강에서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 제르맹)와의 실력 대결을 꿈꾸게 됐다.

2020-2021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결과(왼쪽이 홈 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1-2 맨체스터 시티 FC [득점 : 주드 벨링엄(15분) / 리야드 마레즈(54분,PK), 필 포든(75분,도움-베르나르두 실바)]
- 두 게임 합산 4-2로 맨체스터 시티 FC 4강 진출!

★ 리버풀 FC 0-0 레알 마드리드 CF
- 두 게임 합산 3-1로 레알 마드리드 CF 4강 진출!

준결승 대진표
맨체스터 시티 FC - 파리 생 제르맹
레알 마드리드 CF - 첼시 FC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