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권 뺏길라..다시 고개드는 '이재용 사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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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했던 '이재용 사면론'이 재계 안팎에서 다시 수면 위로 고개를 들고 있다.
글로벌 공급난 이후 반도체 분야의 패권 전쟁이 막을 올린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경영을 진두지휘할 총수의 부재가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장기화 중인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미리 준비해야 하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이 촉발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경영 행보가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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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했던 ‘이재용 사면론’이 재계 안팎에서 다시 수면 위로 고개를 들고 있다. 글로벌 공급난 이후 반도체 분야의 패권 전쟁이 막을 올린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경영을 진두지휘할 총수의 부재가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에 사실상의 ‘공격적 투자’를 요구한 점도 사면론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 중 하나다.
15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최근 충수염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저녁쯤 서울구치소로 복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구속된 상태다. 사면이나 가석방 등 절차가 없다면 형기가 끝나는 내년 7월 말까지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
재계는 이 부회장의 공백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장기화 중인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미리 준비해야 하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이 촉발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경영 행보가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최근 이 부회장의 사면을 정부에 공식 건의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힌 상태다.
손 회장은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이 이른 시일 내 경영에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칫하면 한국이 반도체 강국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주도권을 이어가려면 이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며 ‘광복절’이라는 구체적인 사면 시점까지 언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삼성전자에 투자 압박을 가한 것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대책 화상회의에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을 초청했으며, 반도체와 배터리 등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이에 미 대표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6개월 내 차량 반도체를 생산해 공급하겠다”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사실상 미국 내 투자를 요구받은 상황에서 총수 부재로 글로벌 생산기지 운영 등 반도체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총수 부재는 결국 기업의 투자나 전략 결정이 늦어지는 요인이 돼 해당 기업은 물론 나라 살림살이에도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2018년 2월까지 구속돼 경영시계가 멈춘 바 있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9조3400억원 규모에 인수한 것 말고는 별다른 경영 성과가 없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총수 공백은 기업의 신사업 진출, 주요 전략 결정 등을 중단케 하는 요인”이라며 “공백이 길어질수록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정부는 상법 노동조합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경제계에 부담을 주는 법이 만들어져 기업 경영을 어렵게 한다는 국민의 비판 여론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인사회에서 “새해는 ‘통합’의 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나, 일부 정·재계 인사들은 사면을 두고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1월 페이스북을 통해 “변칙 경영·승계는 분명 잘못이지만 지금 우리 경제의 현실이 너무 심각하다”며 국가 경제회복을 고려해 이 부회장을 사면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었다.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 역시 같은 취지로 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 사면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보낸 바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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