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질주..中 칭찬한 머스크가 옳았나? [생생中國]
전기차 사업을 하려는 기업에 중국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2019년 중국에서 팔린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포함) 등 친환경차는 약 120만대였는데 2025년에는 600만대 이상으로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딜로이트는 향후 10년 후 중국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전통 자동차 기업부터 빅테크 기업까지 중국 전기차 시장을 잡겠다며 달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혈투 속에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테슬라다.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의 매출 25%는 중국에서 나온다. 판매 차량 4대 중 1대는 중국에서 팔리고 있다는 얘기다.
테슬라는 2014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에 전기차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도 않았던 시절이다. 테슬라는 첫 해외 공장도 중국에 세웠다. 2019년 상하이에 제조 공장을 설립해 모델3와 모델Y를 직접 생산한다.
이런 테슬라의 ‘중국 사랑’이 이제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1분기 18만4800대 차량을 인도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월가 예상치(17만7822대)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호실적 배경으로 중국이 꼽힌다. 테슬라는 1분기 지역별 판매 비중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에서 모델Y의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생산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새로운 모델S와 모델X도 파격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 테슬라 전체 매출 25% 차지
머스크 “中 미래 위대할 것” 연일 칭찬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다소 성급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기차 시장 가능성에 베팅한 일론 머스크 판단이 드디어 결실을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전기차에 보조금 혜택을 확대하는 등 친환경 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테슬라의 중국 판매 실적이 앞으로 더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거침없는 테슬라 행보에도 변수는 있다. 무엇보다 미중 갈등이 문제다. 최근 중국 당국은 정보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며 군과 일부 국영 기업 직원에게 테슬라 차량을 타지 말라고 지시했다. 시장에서는 민간 기업도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머스크 CEO는 친중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고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서 크게 번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력한 도전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중국 전기차 업계 맏형 격인 비야디(BYD)는 물론 웨이라이, 샤오펑, 리샹 등 ‘신인 3인방’이 가열하게 뒤쫓고 있다. 벤츠, 폭스바겐 등 전통의 유럽차와 현대, 토요타 등 한일 자동차 업체들도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태다. 여기에 중국 빅테크 기업들도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치열한 전기차 대전을 예고한다.
‘갓성비’로 유명한 중국 전자 업체 샤오미는 지난 3월 31일 향후 10년간 100억달러(약 11조34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레이쥔 샤오미 창업자 CEO는 “전기차 사업은 내 인생의 마지막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보다 앞서 중국 최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인 바이두와 알리바바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바이두와 알리바바는 각각 중국 완성차 업체인 지리자동차, 상하이자동차와 손을 잡았다. 바이두와 알리바바는 자율주행 시스템, 브랜드 등을 담당하고 기존 자동차 업체가 생산을 맡는 방식이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iss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4호 (2021.04.14~2021.04.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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