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네팔 코뿔소가 돌아왔다..100여마리 번식 성공

한영혜 2021. 4. 15.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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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카트만두에서 남서쪽으로 250㎞ 떨어진 치트완 국립공원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외뿔 코뿔소. EPA=연합뉴스

멸종위기종인 네팔 외뿔 코뿔소가 약 6년 만에 100여 마리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AFP통신,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네팔 당국이 지난달부터 3주 동안 남부 지역의 국립공원 4곳에서 개체 수 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재 서식 중인 외뿔 코뿔소는 752마리인 것으로 12일(현지시간) 확인됐다. 645마리였던 2015년보다 107마리 증가한 수치다.

코뿔소가 개체 수를 늘려온 덕에 멸종위기 등급은 ‘위기’(endangered)에서 ‘취약’(vulnerable)으로 한 단계 내려갔다. 야생동물 보호 노력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네팔과 인도에서 주로 서식하는 외뿔 코뿔소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멸종 직전의 위기에 몰렸다. 1950년대부터 주민들이 코뿔소가 많이 서식하는 네팔 치트완 지역으로 대거 이주하면서 코뿔소가 살 터전을 잃었기 때문이다. 불법 수렵도 늘었다. 당시 코뿔소의 개체 수는 수천 마리에서 100마리 이하로 크게 줄었다.

이 때부터 네팔 당국은 코뿔소의 멸종을 막기 위해 불법 수렵을 엄격히 통제했다. 서식지 인근에 병력 수백 명을 배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개체 수를 상당 수준으로 늘리는 데에 성공했다.

하리바드라 아차리아 네팔 국립공원·야생보호부 고위 임원은 “이번 조사 결과에 우리 모두 매우 흥분했다”며 말했다. 이번에 확인된 코뿔소의 90%는 네팔 남부 치트완 국립공원에서 서식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 네팔 치트완 국립공원에서 코끼리에 탄 여행객들이 외뿔 코뿔소를 지나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epa06405382 Tourists look at one-horned rhinos during an elephant ride as they visit Chitwan National Park, in Chitwan district, Nepal, 25 December 2017. EPA/NARENDRA SHRESTHA


네팔 정부 관계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동물들과 서식지 보존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각국이 봉쇄령을 내리자 여행객들이 대폭 줄면서 코뿔소들의 행동 반경이 넓어지면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었다는 평가다.

다만 보호구역의 공간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늘어난 코뿔소의 개체 수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도 하나의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1월 네팔 남부 치트완 인근의 한 강에서 발견된 외뿔 코뿔소. AFP=연합뉴스


세계자연기금(WWF) 네팔 지부의 가나 구룽 대표는 “개체 수가 늘어난 코뿔소는 널리 배회할 수 있는 광활한 지역이 필요하다”면서 “공원의 경계선에서 인간과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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