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백신 수급 차질 인정하고 국민에게 협조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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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의 수급 문제가 심각하다.
국내에 도입된 물량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확보된 백신에는 불안감이 상존한다.
백신 수급은 상황 변화에 따라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다.
이제는 정부가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겼음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국민에게 협조를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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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의 수급 문제가 심각하다. 국내에 도입된 물량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확보된 백신에는 불안감이 상존한다.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11월 집단면역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코로나 방역으로 국민의 피로감은 쌓여만 가는데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현실이 우려스럽다.
미국 존슨앤드존스사의 얀센 백신 접종이 13일(현지시간) 희귀혈전증 발생을 이유로 미국에서 중단됐다. 접종 후 18~48세 여성에게 ‘드물지만 심각한’ 형태의 혈전증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얀센 백신은 다른 제품과 달리 한 번만 접종하면 되는 데다, 상온 보관이 가능해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았다. 당장 2분기에 600만명분을 공급받기로 계약한 상황이라 수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도입되더라도 불안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정보와 꼼꼼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미국 모더나의 국내 수급도 불투명해졌다. 모더나는 오는 7월까지 미국에 2억회분의 백신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량을 미국에 우선 공급한다는 뜻으로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는 공급 일정이 후순위로 밀리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연말 모더나 CEO와 통화하고 “5월부터 4000만회분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이 약속이 지켜지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상반기 도입 확정 물량의 59%를 차지하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혈전 부작용에 대한 불안으로 접종 동의율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노바백스 백신은 당초 계획보다 늦은 6월에야 국내 위탁생산이 시작된다. 공급이 안정적으로 되더라도 아직 세계적으로 사용된 적이 없는 만큼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남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세계적인 백신 생산 부족에도 우리나라는 다방면의 대비책으로 불확실성을 낮추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국민의 체감은 물론 실제 수급 상황과도 동떨어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발언은 방역 정책에 대한 혼란만 부를 뿐이다. 백신 수급은 상황 변화에 따라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다. 이제는 정부가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겼음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국민에게 협조를 구해야 한다. 무조건 백신 확보에 문제가 없다, 괜찮다고 할 게 아니라 엄중한 상황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11월 집단면역 달성에 대한 강박도 버리는 게 좋겠다. 이제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코로나 방역 대책을 재점검해야 한다. 백신 수급 계획도 새롭게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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