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MIT 공대 박사" 여친·예비장모 돈 뜯어낸 일용직 근로자
결혼할 것처럼 행세한 뒤 의심 풀게 해
자신을 명문대 출신의 박사로 속인 후 예비장모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40대 일용직 근로자가 법정 구속됐다.
대전지법 형사5단독 박준범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47)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1월쯤 여자친구 어머니 B씨에게 자신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했으며,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공학박사라고 속였다.
이후 그는 “미국 기업에 다니다가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의붓아버지와 소송 때문에 돈이 필요한데 승소하면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며 3200여만 원을 받아 가로챘다.
조사 결과 A씨는 여자친구의 집에서 수년간 머물며 숙식을 하는 등 결혼을 할 것처럼 행세해 의심을 풀게 했다. 하지만 A씨는 별다른 학위가 없는 데다 특별한 직업도 없는 일용직 근로자였다. 의붓아버지와의 소송도 모두 거짓이었다. 검찰은 “피해자가 노후를 대비하고 딸의 혼사를 위해 모아둔 돈을 모두 뜯겼다”고 했다.
"전형적인 로맨스 사기, 여성과 모정 동시에 농락"
재판부는 “거짓 학력과 경력을 미끼로 피해 여성이나 가족의 재물을 편취하는 행위는 이른바 ‘로맨스 사기’의 전형”이라며 “피해자와 딸은 경제적 손해를 넘어 심각한 정신적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 여성의 연애감정은 물론 어머니의 모정까지 동시에 농락한 것”이라며 “파렴치함이 비할 데 없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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