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차량만 지상출입금지'.. 아파트 택배 대란

이한결 2021. 4. 1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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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가 '문 앞 배송'을 중단하자 아파트 단지 앞에는 주인을 찾는 택배들이 쌓였다.

아파트에서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통제하자 택배노조가 단지 앞까지만 배송을 했기 때문이다.

택배 차량이 통제되는 동안 해당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가전제품 운송 차량은 지상 도로를 이용하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의 무인 택배함은 1층에 설치돼 있는데 택배 차량은 지하만 이용할 수 있게 한데 의문을 표한 입주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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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대화요청에 묵묵부답, 아파트 단지 앞 배송실시' 기자회견을 앞두고 참석한 택배기사들이 개별 배송이 중단된 택배상자들을 아파트 입구로 옮기고 있다.


택배노조가 ‘문 앞 배송’을 중단하자 아파트 단지 앞에는 주인을 찾는 택배들이 쌓였다. 14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의 인도는 800여개의 택배 상자들이 차지했다. 아파트에서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통제하자 택배노조가 단지 앞까지만 배송을 했기 때문이다. 택배를 찾기위해 아파트 입구까지 나온 입주민들은 택배노조와 입주자대표회의의 갈등 때문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14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에 의해 '대화요청에 묵묵부답, 아파트 단지 앞 배송실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개별 배송이 중단된 택배상자들이 아파트 입구에 쌓여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해당 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오늘부터 물품을 아파트 단지 앞까지만 배송하고 찾아오시는 입주민 고객께 전달하겠다”며 “지난 8일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고 이를 사실상 대화 거부로 받아들여 배송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14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 지상 차량 통제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 1일부터 단지 내 지상 도로로 차량이 다니지 못하도록 전면 통제하고 있다. 공원형 아파트로 설계돼 택배 차량이 지상으로 다니면 단지 내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4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대화요청에 묵묵부답, 아파트 단지 앞 배송실시' 기자회견을 앞두고 참석한 택배기사들이 개별 배송이 중단된 택배상자들을 저상차량에서 꺼내 아파트 입구로 옮기고 있다.



택배노조는 해당 결정이 택배 노동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8일 입주자대표회의에 전달한 협의 요청문을 통해 “손수레를 이용했을 경우 노동시간이 평소보다 3배가량 늘어나며 저상 차량으로 개조 시 택배 노동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저상 차량 이용 시 화물실의 높이가 낮아짐에 따라 택배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유발이 매우 심각하고 빈번해지게 된다”고 반대의 이유를 밝혔다.

14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입주민들이 택배를 찾아가고 있다.


14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입주민들이 택배를 찾아가고 있다.


이날 아파트 입구까지 나와 택배를 받아간 입주민들은 불편함을 토로했다. 고등학생 A양(18)은 “독서실에 있는데 어머니한테 전화가 와 택배를 찾으러 왔다”며 “음식이 담긴 택배라 상할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30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40대 남성 B씨는 “입주민들의 여론 수렴 과정이 없었는데 갑자기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택배 차량을 통제했다”며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택배기사님들이 단지 내에서 안전하게 운전하면 되지 않냐”며 택배 차량 지상 운행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14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지상 도로에서 가전제품 운송 차량이 가로질러 이동하고 있다.



택배 차량이 통제되는 동안 해당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가전제품 운송 차량은 지상 도로를 이용하고 있었다. 아파트 입구를 담당하는 경비 업체 관계자는 “가전제품이나 가구의 경우 크고 무거워 입구에서 손수레 이동이 힘들어 차량의 지상 도로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4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1층에 무인 택배함이 설치돼 있다.



아파트 단지의 무인 택배함은 1층에 설치돼 있는데 택배 차량은 지하만 이용할 수 있게 한데 의문을 표한 입주민도 있었다. 40대 주부 C씨는 “무인 택배함도 1층에 있는데 왜 지상으로 차를 못 다니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노조와 대표자회의가 빨리 합의해서 입주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이한결 기자 alwayss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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