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기적' 베니테스 "리버풀, 레알전 패배 갚으려면.."

조효석 2021. 4. 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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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타임스 칼럼서 1차전 패배 리버풀에 조언
"알칸타라에 지휘 맡기고 카세미루 잡아야"
AP뉴시스

과거 리버풀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대역전 우승을 이끌었던 라파엘 베니테스(60·사진) 감독이 친정팀을 향해 애정이 어린 조언을 내놨다. 리버풀이 앞서 UCL 8강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당한 굴욕적인 패배를 설욕하려면 이전과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충고다.

베니테스는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실은 기고글에서 이날 오후 예정된 리버풀과 레알 마드리드와의 UCL 8강 2차전 전망을 내놨다. 한국시간으로 15일 오전 4시 벌어지는 경기다. 베니테스 감독은 2004-2005시즌 리버풀을 이끌고 AC밀란을 상대로 UCL 결승에서 극적으로 우승컵을 차지한 바 있다. 이 승리는 이른바 ‘이스탄불의 기적’으로 아직도 팬들에게 회자된다.

불과 2시즌 전 UCL 우승컵을 차지한 리버풀은 이번 시즌 행보가 처참하다. 리그 6위로 쳐지면서 디펜딩챔피언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고 FA컵 32강에서 숙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탈락했다. 리그컵에서는 아스널을 만나 16강에서 떨어졌다. 이번 시즌 우승 가능성이 남아있는 대회라고는 사실상 UCL이 전부다. 그러나 지난 6일 레알 마드리드 원정 1차전에서 1대 3 패배를 당하며 이마저 가능성이 옅어졌다.

리버풀이 준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실점 시 2대 0 승리가, 1골이라도 실점할 시에는 3골 차 이상 승리가 필요하다. 현시점 스페인 라리가 2위이자 최소실점 공동 2위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거둬야 하는 결과인 만큼 확률이 높지 않다. 베니테스는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리버풀이 보유한 공격진이라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그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에 (결과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베니테스는 2차전에서 중요한 점으로 압박의 강도(intensity)와 침착성(calmness)을 꼽았다. 먼저 그는 1차전에서 리버풀이 상대 미드필더 토니 크루스와 루카 모드리치를 제대로 압박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2차전에서는 달라야 한다고 짚었다. 단순하게 활동량을 많이 가져갈 게 아니라 선수들이 촘촘하게 경기장에 배치돼 서로의 수비 범위를 잘 커버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노골적으로 리버풀 측면 뒷공간을 노렸다. 전방으로 전진하는 리버풀의 양 풀백을 겨냥한 전략이었다. 축구전문칼럼니스트 마이클 콕스는 디애슬레틱 기고글에서 리버풀이 두 차례 실점할 당시 모드리치가 변칙적인 롱패스로 리버풀 풀백 트랜트 알렉산더아놀드에게 혼란을 준 점을 짚기도 했다. 당시 득점한 마르코 아센시오는 경기 뒤 “우리는 리버풀의 풀백 뒷공간을 공략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계획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베니테스는 1차전 선발에서 밀린 미드필더 티아고 알칸타라가 2차전에서 장기를 발휘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알칸타라는 크루스와 모드리치가 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템포를 지휘할 수 있다”면서 “크루스와 모드리치 옆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동료들이 뛰어다니며 연결고리 역할을 하지만, 결국 통제하는 건 그 둘”이라고 분석했다.

알칸타라는 이번 시즌 이적해온 뒤 논란이 되어왔다. 명성대로 패스 질은 높지만 잉글랜드 무대의 압박을 버텨내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베니테스는 알칸타라가 부상과 코로나19 감염, 그리고 독일 분데스리가보다 빠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속도 탓에 제 기량을 못 펼친 것이라고 변호했다. 이어 “머릿속에 경기장 전체 그림을 그리는 알칸타라 같은 선수가 있다면 경기 방식을 바꾸면서 리버풀의 강점인 전방 선수들에게 공을 찔러줄 수 있다”고 적었다.

베니테스는 최근 레알 마드리드가 부상 문제로 유독 수비적인 전술을 자주 보였기 때문에라도 알칸타라의 기용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16강전 2차전에서 아틀란타를 상대할 당시, 또 직전 경기인 지난 10일 엘클라시코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할 때도 파이브백 전술을 썼다고 지적했다.

베니테스는 또한 레알 마드리드 전술의 핵심으로 카세미루를 지적했다. 그는 “다들 카림 벤제마의 득점력이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속도에 초점을 맞추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중심 선수는 카세미루”라면서 “팀에 균형감을 주는 선수이기에 중요하다”고 봤다.

베니테스 감독은 2010년까지 리버풀을 지도한 뒤 다양한 팀을 거쳤다. 2015-2016시즌에는 짧게나마 레알 마드리드를 지휘하기도 했다.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기성용(현 FC 서울)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시절 감독을 맡기도 한 그는 2019년부터 중국 슈퍼리그(CSL)에서 다롄 감독직을 맡았다가 올해 초 그만둔 상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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