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활동에 진심인 34세 통장은 무슨 일을 하나
[화성시민신문 박혜련]
2018년 9월, 31세에 통장 임명을 받고 통장의 정확한 역할이 뭔지도 모른 채 첫 회의에 참석했을 때 느낀 점은 '화성시에 내가 모르던 행사가 정말 많구나'였다.
통장은 동 단위는 물론 시의 각종 행사 및 사업에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매주 준비하는 사업으로 나의 본업 공인 중개사일은 제쳐두고 바쁜 하루 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그만큼 다른 통장님과도 많이 교류해 친해졌고,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그로부터 벌써 통장 4년 차가 됐다. 요즘 통장회의는 매번 행정복지센터에서 대면으로 하던 회의를 화상회의(Zoom)로 한다. 평균 연령대가 높은 통장이지만 잘 따라 한다.
동탄8동(장지동)에는 17명의 통장이 있다. 3월 10일 기준 동탄 8동에만 2만 8367명이 거주한다. 앞으로 들어올 단지까지 추산하면 인구는 대략 3만 8천명이 예상된다.
아파트 및 주택 단지 그리고 다른 신도시와 다르게 장지리 자연부락이 있어 다양한 주거형태로 17개의 통(아파트 한단지당 통장1명)이 나눠져 있다.
회의는 매주 첫째, 셋째 금요일 오전 10시 30분에 통장 회의를 진행한다. 노트북 화면상으로 만나는 얼굴이 신기했지만,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눌 수 없으니 아쉽다.
통장 회의는 국민의례>동 행정사항 전달>질의>통별 민원사항논의>통장단 자체회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동 행정 사항을 전달 받을 때에는 내용을 빠짐없이 꼼꼼히 메모해 잘 숙지한 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홍보해야 한다.
#주민 의견 전달, 전입신고
내가 거주하는 장지 4통은 장지천변 상가 주택 단지다. 살기 좋은 동네지만, 주택 도롯가에 대형버스들이 주차해서 골치가 아프다. 통장에게 민원이 자주 들어오기 때문에 행정복지센터와 몇 번 이야기해 보았지만 "이곳은 주정차금지구역이 아니어서 강제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답변만 받는다. 대형버스는 주차하지 말라는 현수막만 몇 개 달뿐, 방법이 이것밖에 없는 것이 나조차도 이해가 안 되는데 이러한 상황을 주민에게 설명하려니 속상하다.
▲ 전입신고 사후확인을 하는 것도 통장의 주요 업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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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과의 첫 만남은 항상 설렌다. 인사도 나누고, 이분들이 거주하면서 필요한 사항을 알려드린다. 빼먹지 않는 것은 쓰레기 배출 방법과 수거 날짜다. 아파트와 다르게 주택단지는 분리수거장이 없기 때문에 간혹 처음 오신 분들은 헤매기에 십상이다. 비상시 연락이 가능하도록 내 번호도 알려드리는 것은 필수다. 세대방문은 취학통지서 전달 및 적십자회 지로를 전달할 때도 이뤄진다. 적십자회 지로는 겨울에 나와서 일일이 세대마다 돌리는데 너무 추웠던 기억이 있다.
장지8통(자이@)통장님과 함께 2인 1조가 되어 배달하기로 했다. 통장님과는 나이 차이가 꽤 있지만, 말이 잘 통한다. 동네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결국 우리는 같은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장지동의 발전! 주민을 위한 마음!
한 시간 정도 즐겁게 배달을 다 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지금, 작은 선물이지만 받으시는 분이 좋아하면 좋겠다.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더 바빠질 예정이다. 마을 이름으로 화성시마을자치센터 공모사업에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되도록 방안을 모색하다가 이웃 주민들과 함께 마을 홍보영상 제작과 화단조성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결과물도 기대가 되지만 다 같이 만들어가는 과정을 상상하면 벌써 신난다. 멋지게 구상하고 싶다.
오늘도 어디선가 마을을 위해 애쓰는 모든 통장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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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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