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얀센 접종중단 와중에.."화이자, 공급가 60% 인상 요구"
아스트라제네카(AZ)에 이어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이 혈전 문제로 접종이 중단되면서 백신 공급난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등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매개체) 백신'에서 연이어 논란이 불거지면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 백신에 수요가 더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개발한 두 가지뿐이다. 문제는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미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더나는 지난 12일 기준 전 세계에 1억3200만 회분을 공급했다. 다만 미국 쏠림 현상이 심했다. 미국 정부에 전달한 백신은 1억1700만 회분이지만 미국 외 지역에 배분된 물량은 1500만 회분에 그쳤다.
이날 모더나는 미국 정부에 오는 5월 말까지 1억 회분, 7월 말까지 1억 회분을 공급하는 계획도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 외 지역의 백신 공급은 미국보다 1분기 정도 늦어졌으며 지속해서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도 미국 내 공급 확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백신 생산량을 증대했다"면서 "미국에 5월 말까지 공급하기로 한 백신을 계약 물량보다 10% 더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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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이자·모더나 충분해 문제없어"
두 제약사의 발표는 미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얀센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라고 권고한 직후 나왔다. 백신 수급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대응으로 읽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일단 14일(현지시간) 백신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긴급회의를 소집해 얀센 백신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 혈전 증상과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긴급 사용 승인을 유지할지, 특정 대상에 접종을 제한할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얀센 백신이 다시 사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중단되더라도 미국엔 충분한 물량의 백신이 있다"면서 불안감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얀센이나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닌 mRNA 6억 회분이 있다는 걸 분명히 한 바 있다"면서 "미국인 100%가 맞을 수 있는 물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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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추가 확보 나선 EU·호주
유럽연합(EU)과 호주도 잇따라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추가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날 호주 보건부는 "더 이상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을 구매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당초 호주는 자국에서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혈전증 문제가 제기되자 50세 미만에게는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방침을 바꿨다. 이어 화이자 백신 주문을 늘렸지만 제때 물량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10월까지 전 국민에 대한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접은 상태다.
전날에는 유럽연합(EU)이 화이자 백신을 추가로 들여오는 협상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2022~2023년 사용분으로 최대 18억 회분의 화이자 백신을 들여오기 위해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수요가 몰리면서 화이자 백신의 공급가도 뛰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는 화이자가 EU에 판매할 코로나19 백신 1회분 가격을 기존 12유로(약 1만6000원)에서 19.5유로(약 2만6000원)로 60% 이상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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