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아이 머리 부딪혔을 때 대처법은?
‘쿵’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쉽게 들을 수 있는 소리다. 잠시라도 아이를 품에서 떨어트려 놓으면 사고가 나기 십상이다. 소아는 몸통보다 머리가 크고, 목에 힘은 별로 없어 머리에 충격을 받게 되는 사고가 성인보다 잦기 때문이다. 이럴 때마다 부모는 매번 응급실에 가야 할지 고민이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4세 이하, 두부 외상 조심해야
특히 4세 이하 소아는 두부 외상을 조심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소아 담당 박미란 교수는 “소아는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머리가 차지하는 비중과 비율이 커 사고가 나면 머리를 다치는 비율이 높다”며 “약 4세까지 머리가 커지고, 이후부터 몸이 크면서 성인과 같은 비율을 갖게 돼 소아의 두부외상을 얘기할 땐 4세를 기준으로 둔다”고 말했다.
4세 이하 중 2세 이하는 머리에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골절과 뇌출혈이 생길 위험이 더 크다. 머리뼈가 얇고 아직 완전히 자리를 잡지 않았기 때문이다. 뇌는 출생한 이후 빠른 속도로 자라는데, 두개골도 그 속도에 맞춰 2세까지 자라게 된다. 출생했을 때, 두개골은 뇌보다 작은 여러 개의 뼈로 구성돼 서로 떨어져 있다. 점점 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뇌보다 크게 자라면서 인접한 뼈와 붙으며 뇌를 모두 감싸는 한 덩어리의 두개골을 완성하게 된다.
◇집안에서 낙상으로 가장 많이 머리 다쳐
두부 외상이 가장 많은 원인은 질병분류 정보센터(KOICD)에 따르면 낙상(51.6%)이다. 4세 이하 영아의 경우 대부분 가정에서 낙상한다. 박미란 교수는 “3개월 미만은 안고 있다가 떨어트리는 등의 실수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응급실 오는 가장 많은 연령은 막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15~18개월 정도인데, 이땐 가벼운 찰과상일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보고된 바에 따르면 가벼운 찰과상이나 자상이 61.2%로 가장 많지만, 골절(11.5%)과 뇌출혈 등 두 개 내 손상(12.7%)이 일어나는 경우도 적어 주의해야 한다.
소아 두부 외상은 아동학대의 전형적인 증상 사례이기도 한데, 이때는 외관을 살피면 원인을 구분할 수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다칠 때는 혹이나 멍이 생기는 경우가 드물다.
◇머리 부딪혔다고 바로 응급실 갈 필요는 없어
아이가 머리를 ‘쾅’ 부딪치면 생각이 많아진다. 바로 응급실에 가야 하나 두렵다. 2세 이상 영아라면 무조건 응급실에 갈 필요는 없다. 박미란 교수는 “아주 높은 데서 떨어지지 않았고, 혹이 없다면 바로 응급실에 갈 필요 없이 1주일 정도 지켜봐도 된다”며 “잠을 계속 자려고 하거나, 먹은 게 없는데도 토를 하거나, 경련하거나 평소보다 보채거나 늘어지는 등의 증상이 없다면 병원에 오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했다. 1주일 동안 지켜봐야 하는 이유는 당장 증상이 없더라도 미세 혈관이 터진 경우 출혈이 쌓이면서 혈종이 생기고 뇌압이 높아져 며칠 뒤에야 경련,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천대 길병원 소아응급센터 남기룡 교수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에 온다면 아이들은 쉽게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골든타임 내 처치만 잘하면 후유증과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떨어진 높이로도 심각도를 추정할 수 있다. 미국소아과학회(AAP)에서는 2세 이하 아동이 1m 이상에서 낙상했을 경우, 3세 이상 아동이 1.5m 이상에서 낙상했을 경우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 가능성이 있어 CT 촬영을 권고하고 있다. 남기룡 교수는 “외압에 의해 강하게 내려 쳐졌을 경우에는 1m 이하에서 떨어졌어도 이상이 있을 수 있기에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신생아라면 어느 높이에서 떨어트렸든 무조건 병원에 가야 한다. 박미란 교수는 “목을 잘 못 가누는 신생아는 아프다 표현하지 못하고, 뇌압도 갑자기 변화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신생아를 들다 떨어뜨리면 뇌척수액이 코나 귀를 통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땐 바로 응급실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 증세 나타나면 CT 촬영 걱정보단 바로 응급실 가야
머리를 부딪친 소아의 손상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찍어야 한다. 이 때문에 몇몇 부모들은 응급실 가기를 꺼린다. CT 촬영으로 노출되는 방사선이 자라고 있는 아이 뇌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돼서다. CT는 방사선이 신체를 통과해 신체 내부 상태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촬영이다. 엑스레이보다 방사선에 노출되는 양이 많다. 낙상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CT 걱정하지 말고 응급실에 가야 한다. 모든 경우 CT를 찍지 않는다. 박미란 교수는 “CT를 꼭 찍어야 하는 경우는 낙상 높이 기준에 부합됐거나, 의식을 잃었을 때로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머리가 함몰됐거나, 엑스레이를 찍었을 때 두개골에 금이 간 게 확인 됐거나, 기저 두개골 골절 증상이 나타날 때에도 CT 촬영을 한다. 남기룡 교수는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보다 출혈을 놓치는 게 더 큰 문제가 된다”며 “한두 번 찍는다고 암 발생률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도 아니라서 의심 증상이 보인다면 망설이지 말고, 응급실로 바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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