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축의금 발언' 불가능은 아님, 머나멀다면..[국민적 관심사]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14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청년들이 축의금만 있으면 집을 갖게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누구나 집 프로젝트’를 실시해 집값의 10%만으로도 집을 가질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적 관심사]는 정말 청년들이 결혼식 축의금만으로 집값의 10%를 감당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 전국 각지 민간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 최근 결혼식에 방문하는 하객 수 평균치 등을 계산의 근거로 삼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청년들은 결혼 축의금만으로 서울 시내 아파트 분양가의 10%를 감당하기 힘들다. 비수도권의 경우 하객이 축의금을 평균 10만원 낼 경우 가능한 곳도 있었다.
축의금은 평균 7.7만원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은 지난해 4월 15일 ‘결혼식에 대한 여론조사 1994-2019’ 자료를 공개했다. 이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평균치는 7.7만원이지만, 물가인상률 등을 고려해 10만원으로 가정했다.
그럼 청년들은 결혼식 축의금으로 평균 35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셈이 된다.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정확한 자료가 나와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지난달 15일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서울 시내 민간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올해 2월 말을 기준으로 ㎡당 854만원이다.
신혼부부들은 ‘20형대’ 아파트를 가장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국민일보는 2016년 10월 3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혼부부들은 20형대 아파트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 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조사에서 신혼부부들은 ‘25형대’를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했지만, 이번 계산에선 최대한 보수적으로 신혼부부가 ‘21형대’, 즉 69.421488㎡를 분양받는다고 가정해봤다. (편의상 계산은 70㎡로 진행했다.)
[국민적 관심사]의 계산 결과, 신혼부부가 서울 시내 ‘21형대’ 민간 아파트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축의금을 받으려면 하객을 598명 모아야 한다. ㎡당 854만원인 서울 시내 민간아파트 ‘21형’을 분양받으려면 5억9780만원이 필요하고, 여기에서 10%는 5978만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웬만한 인맥으로는 이루기 불가능한 숫자다. 송 의원의 발언이 ‘정치적인 수사’임을 고려하더라도, 서민들의 생활수준이나 현실 인식과는 동떨어진 발언인 셈이다. 앞서 [국민적 관심사]는 한국 청년들이 결혼식에서 축의금으로 평균 350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계산했는데, 모든 조건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가정한 걸 고려하면 이 수치 역시 서민들에게 낮은 금액은 아니다.
물론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은 ‘축의금 3500만원’으로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의 10%를 댈 수 있다.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자리나 각종 편의 시설이 서울에 집중된 현실을 고려하면 청년에게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만 살라”고 강요할 순 없을 것이다. 송 의원의 발언은 청년을 위하자는 취지였겠지만, 청년들에게는 또 한 번 좌절감만 안긴 것일지도 모른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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