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37년만에 기업분할 추진..연내 통신·신사업 분리
SK텔레콤이 통신 사업을 벗어나 종합 ICT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설립 37년 만에 기업분할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존속회사인 'AI&디지털인프라 컴퍼니'와 신설회사인 'ICT 투자전문회사'로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통해 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분리, 각 영역에 적합한 경영 구조와 투자 기반을 갖춰 반도체와 뉴 ICT 사업을 확장한다. 회사명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이르며 코스피 상장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2위에 올라있다. SK텔레콤 5G 가입자는 올해 2월 기준 약 635만명(점유율 약 46.5%)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뉴 ICT 사업은 지난해 SK텔레콤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24%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원스토어, ADT캡스 등 자회사들의 IPO(기업공개)도 추진하고 있다.
AI&디지털인프라 컴퍼니는 SK브로드밴드 등을 자회사로 두고 5G 리더십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신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신사업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IDC), 구독형 서비스 등이다.
존속회사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5G 유망 산업에서 미래 수익을 창출하고, AI와 디지털 인프라 등 혁신 기술 개발을 지속한다.
ICT 투자전문회사는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에 투자한다. 과거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진행했을 때보다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신설회사와 SK㈜의 합병설에 대해서는 "합병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텔레콤은 증권사의 분석을 인용해 자사의 목표 주가가 상향하고 있으며, 분할 이후 존속회사와 신설회사의 합산 가치가 약 3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텔레콤은 추후 이사회 의결,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연내 분할을 완료할 방침이다. 미래 지향적인 기업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회사명도 준비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CEO는 이날 임직원 대상 온라인 타운홀 행사에서 "지금까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잘 키워온 SK텔레콤의 자산을 온전히 평가받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시점"이라며 "분할 후에도 각 회사의 지향점에 따라 계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자"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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