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썩어서 좋다..中 빗장에 '생분해 플라스틱' 생산 8배 급증
SK・LG・코오롱 생분해 플라스틱 도전장
흙에서 자연스레 썩는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전 세계 폐플라스틱의 46%를 수입하던 중국이 2018년 수입 빗장을 걸어 잠그자 불러온 나비 효과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음식 등의 증가로 플라스틱 폐기물 우려가 커지면서 생분해 플라스틱 생산량은 8배가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이 커지자 국내 기업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친환경 플라스틱은 원료에 따라 크게 피엘에이(PLA)와 피비에이티(PBAT)로 나뉜다. PLA는 옥수수와 사탕수수에서 전분을 추출해 생산한 플라스틱이다. 반면 PBAT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만든다. 원재료 차이로 인해 PBAT는 일반적으로 PLA보다 저렴하다. PLA는 의약품 용기 등 각종 생활 주변 플라스틱 상품을 대체하고 있다. PBAT는 재활용이 어려운 농업용 비닐이나 어망 등에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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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 진출
SK케미칼은 커지는 생분해 플라스틱 수요에 대응해 PLA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14일 “플라스틱 분해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3개월로 절반으로 줄인 기술을 확보했다”며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종이 빨대와 배달용 플라스틱 등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종합화학은 PBAT 시장 진출에 손을 잡았다. 지난 7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두 회사는 올해 7월부터 PBAT 생산을 시작해 2023년까지 연간 5만t 규모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는 “생분해 플라스틱 신제품 개발로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PLA와 PBAT를 개발을 마친 LG화학은 중국 내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 공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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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로 친환경 급증
생분해 플라스틱 수요는 중국이 불을 붙였다. 중국 정부는 2018년 1월부터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했다. 국내 화학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수입 금지로 돌아서면서 폐플라스틱이 갈 곳을 잃었고 이에 따라 생분해 플라스틱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생산 및 소비에서 각각 1위인 중국은 정부 주도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김희영 청두지부 부장은 “중국의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 소비량은 2019년 기준으로 402억개”라며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생태환경부는 2020년 플라스틱 오염 관리강화제안을 발표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2026년까지 분해가 불가능한 비닐봉지와 비닐 포장 사용을 금지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이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다.
국내서도 코로나19에 따른 배달음식과 온라인 쇼핑 증가로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가정 등에서 배출한 플라스틱 쓰레기는 하루 평균 848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매년 매립되는 페트병은 100만t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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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 플라스틱 생산량 8배 늘어
해외의 화학 기업들도 생분해 플라스틱 생산량은 가파르게 늘리고 있다. 중국 BBCA는 올해 PLA 생산량을 연간 40만t으로 늘렸다. 이는 당초 계획인 연간 5만t보다 8배나 많은 물량이다. 생분해 플라스틱 기술력에서 앞선 미국 네이처 웍스(Nature Works)도 올해 생분해 플라스틱 15만t을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17만t으로 증산했다. 네덜란드 계열 화학사 코비온(Corbion)은 2024년까지 생분해 플라스틱 연간 생산량을 7.5만t에서 10만t으로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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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과 재고 관리가 숙제
생분해 플라스틱을 포함한 친환경 플라스틱은 매년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 3억5700만t 중 약 1%에 불과하다. 그만큼 관련 시장이 성장할 수 기회가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생분해 플라스틱이 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선 넘어서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첫 번째는 가격이다. 강길선 전북대 고분자나노공학과 교수는 “생분해 플라스틱 가격은 기존 대비 2~2.5배 수준”이라며 “생산량이 늘어나면 가격이 낮아지겠지만 당장은 정부 보조금 등이 없으면 시장을 키워가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재고 관리도 문제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공장에서 생산된 순간부터 분해가 시작된다. 강 교수는 “비닐봉지와 빨대, 페트병 등 상품 소비 주기가 짧은 제품부터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바꿔 나가면 플라스틱 쓰레기를 크게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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