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댐과 사천, 그 오랜 악연을 파헤친다
[뉴스사천 하병주]
남강댐 탄생부터 '치수능력증대사업'에 이르기까지
수리모형 실험 결과, 그 불편한 진실은 무엇?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남강댐의 독특한 홍수관리체계…댐 하류지역의 홍수 취약성으로 인해 유역변경식 홍수 조절…방류량은 다른 지역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글은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지난 2009년에 수행한 '남강댐 방류량 변화에 따른 하류 지역의 수리 안정성 분석 연구' 보고서에 담긴 것이다. 연구 배경을 소개하는 대목에서 추려 뽑은 것으로, 남강댐이 지닌 독특한 특징을 제대로 설명한다. 전국 24개 댐 가운데 유일하게 인공 방류구를 지녔고, 이 인공 방류구가 사천만으로 향함으로써 경남 사천시를 비롯한 남해안 일부 지역이 뜻밖의 피해를 보고 있음을 인정한 꼴이다.
사실 이는 웬만한 사천사람들이라면 다 아는 내용이다. 오히려 너무 빤한 사실로 여기고 문제의식조차 갖지 못할까 봐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나 할까.
▲ 남강댐 치수능력증대사업 조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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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만 방면으로 쏟아지고 있는 남강댐 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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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일제강점기에 낙동강 종합개수계획의 하나로 검토되어 1969년에 준공한 옛 남강댐이 어떤 과정으로 오늘에 이르렀는지 역사부터 살핀다. 여기서 꼭 짚어야 할 것은 어민들에 대한 정부의 어업권 보상이다. 어떤 원칙으로 어떤 범위까지 얼마나 보상을 했느냐가 핵심이다. 이는 남강댐 방류가 있을 때마다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어민들과, 이미 멸실 보상을 했다고 주장하는 정부 사이의 괴리를 확인함과 동시에 미래에 새로운 관계 설정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1999년에 이르러 남강댐을 보강했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 당시 '물그릇을 3배 키우므로 홍수 조절 능력이 커지고, 그만큼 사천만 방류량도 줄어들 것이므로 댐 보강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는 필요 없다'는 게 정부와 수자원공사의 논리였다.
▲ 지난 8월 남강댐 홍수방류로 온갖 쓰레기가 사천만으로 떠내려왔다. 당시 큰 피해를 입은 죽방렴 모습.(사진=뉴스사천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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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남강댐에서 사천만 방면으로 초당 수천톤의 물이 쏟아지면서 축동면과 곤양면 일부 마을이 침수 피해를 입었으며, 사남공단 역시 한때 침수 위기를 겪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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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의 지형을 1/150의 크기로 만들어 놓은 뒤 실제처럼 물을 흘려보내는 실험까지 진행했다. 결과는? 결과가 너무 놀라웠던 탓인지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이 연구의 결과보고서를 오랫동안 공개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 공개한 보고서에도 수리모형 실험의 일부 결과만 담겨 있을 뿐이다. <뉴스사천>은 이들이 공개하기 꺼리는 그 불편한 진실에 주목하려 한다.
이밖에도 남강댐을 둘러싸고 살펴야 할 점은 여럿이다. 이번 기획보도로 사천시민들이 남강댐을 더 잘 이해하는 기회가 되길 바라면서, 동시에 새로운 과제를 풀어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남강댐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가 있는 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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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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