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린저, 이래서 클래스가 다르구나
2020~21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제러드 설린저(29·206㎝)다. 안양 KGC는 설린저를 앞세워 6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에서 부산 kt를 상대로 2연승을 달렸다.
설린저는 지난 13일 열린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8점을 몰아쳐 팀의 83-77 승리를 이끌었다. 6리바운드, 6어시스트까지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실력을 보여줬다.
1차전에서 설린저는 기대 이하로 부진했다. 19득점을 기록했는데 아투율이 33%에 그쳤다. kt가 준비한 설린저 수비법은 ‘설린저에게 내줄 득점을 주고 다른 선수를 막겠다’는 것이었는데, 경기 막판까지도 이게 잘 먹혔고 설린저의 슛 난조까지 겹쳤다.
KGC는 설린저가 부진했던 1차전에서 전성현, 이재도, 변준형 등 국내 선수들의 활약으로 첫판을 따냈다.
그러나 2차전에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설린저의 원맨쇼였다. 설린저는 kt의 끈적끈적한 수비에도 전혀 평정심을 잃지 않았고, 오히려 이를 역이용해서 김현민 등 매치업 상대가 짜증을 내도록 유도했다.
공격 이상으로 눈에 띄는 건 수비였다. 11일 1차전에서 kt 허훈은 KGC의 수비를 다 뚫어내고 KGC를 3쿼터까지 괴롭혔다.
그러자 2차전에서는 설린저가 영리하게 허훈이 공격할 때마다 도움 수비를 들어갔다. 외국인 선수가 팀플레이에 제대로 녹아드는 수비를 하면 상대팀의 국내 선수는 고전할 수밖에 없다. 허훈은 2차전에서 15득점, 야투율 33%로 부진했다. 허훈에서부터 파생되는 알렉산더의 득점도 11점으로 눌렀다.
김승기 KGC 감독은 2차전 후 “지시를 하지 않았는데 설린저가 허훈 수비를 제대로 보여줬다”고 했다. 당초 코칭스태프는 설린저에게 수비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는데도 설린저가 스스로 팀을 위해 수비에 나선 것이다.
설린저는 1차전에서 부진하자 몇 번씩 1차전 경기 영상을 돌려보며 해법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2차전 비디오를 또 볼 것이다. 더 효과적인 수비법이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미국프로농구(NBA) 경험이 있는 설린저는 여유 있는 언변도 남달랐다. 그는 자신과 신경전을 펼쳤던 kt 김현민에 대해서는 “그는 그렇게 강하지 않기 때문에 나를 흔들 수 없다”고 강하게 말한 반면, KGC의 동료 슈터 전성현(2차전 20득점)에 대해서는 “NBA에서 함께 뛰어봤던 스타급 슈터들과 다를 바 없는 기량을 가졌다”며 공개적으로 극찬을 하며 기를 살렸다. KGC와 kt는 15일 부산에서 3차전을 한다.
이은경 기자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내가 죽으면 화장해서 축구장에 뿌려줘”
- [김식의 엔드게임] ´스타들의 스타´ 추신수의 리더십은?
- ‘케인, 이적한다 해도 맨유는 아냐’…무리뉴-솔샤르 갈등 폭발 탓
- 김광현이 빅리그로 돌아온다
- 불쾌한 네이마르 ”메시와 음바페 비교는 그만”
- 산다라박, 미국서 과감해진 패션? 브라톱+복근 노출한 파격 스타일
- AOA 탈퇴 지민, 확 달라진 얼굴 '충격'...C사 명품 올려놓고 행복한 근황
- [화보] 장윤주, 청량함의 인간화!
- 쌍둥이 아들 잃은 호날두 "부모가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
- 타율 0.037…'양'의 침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