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디그라운드(53)] 수많은 도전들이 모여 만들어진 현재의 '준다이'

박정선 2021. 4. 1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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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 싱글 '우산' 발매
"돌아가신 아버지에 관한 곡"
ⓒ(주)ROXTAMUZIK&LIVE

JTBC ‘싱어게인’의 28호 가수는 첫 무대에서 월드컵 응원곡으로 유명한 ‘Go West’로 무대를 꾸몄다. 좀처럼 경연 프로그램에서 보기 드문 선곡이다. 결국 3명의 지지를 얻으면서 탈락의 위기에 놓였다. 그런 그를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게 한 건 김종진이다. 그는 슈퍼어게인(탈락자를 즉시 구제할 수 있는 심사위원단에게 주어지는 선택권)을 통해 28호 가수를 다시 불러냈다.


28호 가수는 밴드 레이지본의 보컬 준다이였다. 밴드 레이지본의 보컬로서 공연장을 누비면서도 홀로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싱어게인’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유튜브를 통해 노래는 물론 개인적인 생활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평소 음악적 색깔에서도 드러나듯 준다이의 행보에는 머뭇거림이 없어 보이지만, 그런 그에게도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있었다. 다만 그보다 몇 곱절이나 큰 즐거움과 희열이 도전을 부추겼다.


-‘싱어게인’ 이야길 하지 않을 수가 없겠죠? 어떻게 출연을 결심하게 됐나요?


단순히 무대에서 라이브를 할 수 있다고 해서 출연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일 년 넘게 공연을 하지 못하는 상태라 너무 노래를 하고 싶었거든요. 앞서 ‘복면가왕’에서 혼자 노래했던 경험이 있는데, 색다르고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서 이번 ‘싱어게인’도 바로 참가하게 됐습니다.


-방송을 마친 지금,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할까요?


첫 무대에서 2002년 레이지본이 불렀던 월드컵 응원가를 선곡했습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이 곡은 ‘한국~오오오오~’의 반복이 거의 대부분이잖아요. 이런 곡을 관객도 없이 혼자 한다는 건, 경연에서의 승패는 안중에 없었다는 거죠(웃음). 하지만 ‘모두가 힘든 지금 이 노래를 하면 힘을 줄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노래를 했고, 결국 떨어졌죠. 하하. 그런데 ‘슈퍼어게인’을 받고 다시 올라갔습니다. 다음 무대인 팀 미션에서 김진웅 씨와 함께 ‘고래사냥’을 부르고 저만 떨어졌는데 ‘앞선 두 무대를 모두 밴드와 함께 했다면 훨씬 재미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조금 남네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평가도 있었나요?


김종진 형님이 슈퍼어게인을 사용할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사람들이 록을 잊고 사는 것 같다. 이런 에너지 넘치는 무대에 과감히 슈퍼어게인을 쓰겠습니다”라고 하실 때 참 짜릿 했습니다. 바로 이거지!!


-‘싱어게인’ 출연 이후 달라진 점은요?


새롭게 알게 된 뮤지션들이 많아졌습니다. 자기 음악을 해 나가는 많은 분들의 무대를 보고, 느끼고, 알게 된 것이 참 좋았습니다. 방송이 진행되면서 한분 한분의 인생을 응원하게 됐고, 그래서 제가 떨어져도 다른 사람 올라간다는 생각에 아쉽지가 않게 되었습니다.


ⓒ(주)ROXTAMUZIK&LIVE

-‘싱어게인’에 앞서 불후의명곡, 복면가왕 등에도 출연 했습니다. 평소에도 도전을 즐기는 스타일인가요?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에너지를 받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했어요. 그게 모여서 지금의 제 모습이 된 거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잘하는 것, 해왔던 것만 하게 되고 스스로 작아지는 걸 느끼곤 합니다. 솔직히 저는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고 또 동시에 즐깁니다.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건 아닌데 비주류라고 할 수 있는 저희 음악을 꾸준히 방송에서 공연 하는 것도 보람이 있고요. “이런 음악도 있어요! 죽여주죠?”라는 거죠. 하하.


-또 다른 도전을 한다면?


모든 새로운 것들, 하지 않았던 것들은 다 해보고 싶어요. 꼭 새로운 것이 아니라도 마음속에 하지 않아서 찝찝하게 남았던 것들도 해내고 나면 참 보람찬 도전이거든요. 솔로로 곡을 발표한 일이나, 공황발작이 걱정돼서 도전하지 않았던 스쿠버다이빙 라이센스를 딴 것 같은 일들이 모두 저에게 에너지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당장 떠오르는 새로운 도전은 제가 피아노를 못 치는 데 한 번 도전해볼까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대단한 도전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저에게는 무척 신나는 일이죠. 아! 그리고 올해 자전거로 무박 서울-부산 일주도 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도전이라고 하니 유튜브 ‘달려라준다이’ 채널이 생각납니다. 이것 역시 새로운 도전이 아닐까 합니다만. 무엇보다 반려묘 벌레가 너무 귀엽고요(웃음).


유튜브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것들을 많이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솔로 곡을 발표하는 것 외에도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르거나, 뭔가 만들고, 자전거 이야기도 하고 말이죠. 하고 싶은걸 뭐든지 할 수 있는 좋은 공간입니다. 앞으로 여기서 뭘 또 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죠. 하하. 그래서 신납니다. 구독해 주세요, 얼른! 저희 고양이 ‘벌레’ 예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웃음).


-솔로 앨범도 냈죠. 13일 발매된 신곡 ‘우산’은 어떤 곡인가요.


돌아가신 아버지에 관한 곡입니다. 소중한 이를 잃었을 때 드는 미안함과 고마움, 수많은 감정들을 담았습니다.


-설명을 듣기 전 가사를 들었을 때도 가사가 굉장히 아프게 다가오더라고요.


저는 자라면서 아버지와 산에서 지낸 시간이 많았습니다. 거의 산에서 살다시피 했죠. 평생 등산가이셨던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가장 사랑하시던 정상 암벽에 고인의 뜻을 모셨습니다.

하산하던 길, 비가 오던 그 날이 참 추웠어요. ‘추우면 안 되는데’ 생각하면서 쓴 곡이 ‘우산’입니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가사를 쓰셨나요.


아버지는 홀로 저를 키우시면서 많은 것들을 포기해왔습니다. 아버지를 모시고 돌아오던 길에 모든 기억이 쏟아지더라고요. 이제는 전할 수 없는 말들이 흘러나왔고, 그 말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주)ROXTAMUZIK&LIVE

-작곡은 레이지본 멤버 임준규 씨와 함께 하셨는데요. 작업 과정은 어땠나요?


처음에는 이 곡을 개인적으로 유튜브를 통해 발표하려고 했어요. 어쿠스틱으로요. 그런데 감우성을 닮은(?) 임준규 씨가 이 곡을 듣고 감성적으로 멋지게 작업 해 주었습니다. 하하. 정성을 많이 쏟아줘서 이렇게 된 거 음원으로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준규 씨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그리고 뮤직비디오도 제가 한땀 한땀 그렸습니다. 많이 봐 주세요.


-앨범 작업 중 힘들었던 것도 있었나요?


원래 제가 만든 버전의 곡에는 인트로 연주가 없어서 뮤직비디오도 거기에 맞춰서 그렸습니다. 그런데 임준규 씨가 인트로를 만드는 바람에 뮤직비디오 도입부를 늘려야 했죠. 이 정도로 작업에 힘든 부분이 없었단 말입니다(웃음).


-레이지본이라는 밴드의 보컬 준다이와, 솔로 가수 준다이.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밴드는 함께 하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그 멤버들의 생각과 음악들이 담겨 있습니다. 솔로 준다이는 저의 생각과 음악이 중심이 되어서 나오는 거고요. 결국 저라는 사람은 같기 때문에 때로는 교집합도 있을 수도, 완전히 다른 것이 나오기도 하겠죠.


-이번 음원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 듣고 싶은 말이 있나요?


가족들에게 그리고 가족이나 다름없는 아버지의 산 동료 분들에게 이 노래를 전하고 싶습니다. 소중한 이를 잃은 분들에게 기억하고 위로가 될 수 있는 곡이 되면 좋겠습니다.


-준다이의 음악적 방향성이 있나요?


방향성은 완전 없습니다. 장르 같은 것에 얽매이지 않고 나올 것 같거든요. 예전부터 써 두었던 곡들도 좀 그렇습니다. 굳이 방향성을 말하자면 ‘준다이’가 방향성이지 않을까요?


-올해 세워둔 목표가 있나요?


준다이 곡도 내고, 레이지본 곡도 내고, 무엇보다 레이지본 라이브 좀 하고 싶어요! 또 ‘달려라준다이’ 유튜브도 재미있게 계속 만들 계획입니다.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하하.

데일리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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