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밤, 달이 화성을 품는다

달이 화성을 가리는 '화성엄폐' 현상이 시작되는 모습. 국립과천과학관 제공

오는 17일 밤, 달이 화성을 가리는 ‘화성엄폐’ 현상을 온라인 실시간 중계로 볼 수 있다. ‘화성엄폐’는 지구에서 가까워 크게 보이는 달이 멀리 있는 화성을 가리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선 34년 전인 1987년 2월 3일에 마지막으로 관측됐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태국국립천문연구원과 함께 ‘화성엄폐’ 현상을 유튜브 채널로 실시간 중계한다고 14일 밝혔다. 화성엄폐 현상은 오는 17일 오후 10시12분부터 11시27분까지 1시간여 동안 펼쳐진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오후 10시부터 1시간30분가량 이를 생중계한다.

화성엄폐는 인도, 미얀마, 태국,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에서만 관측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달과 화성이 0.3도까지 근접하는 형태로 나타나곤 하는데, 지평선 아래에 있거나 낮에 일어나서 관측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향후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으로 관측 가능한 화성엄폐 현상은 2042년 3월 4일 있을 예정이다.

달이 화성을 가리는 '화성엄폐' 현상이 시작하고 끝나는 모습. 국립과천과학관 제공

이번 생중계에선 전문가들의 현상 관련 설명도 이뤄진다. 박대영 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팀장과 조재일 박사, 윤아연 박사가 엄폐현상의 원리는 물론 달과 화성 근접 등을 관측하고 설명한다.

박대영 천문우주팀장은 “화성엄폐 현상은 우리나라에서 1987년 이후 아직 한 번도 관측되지 않은 매우 특별한 천문현상”이라며 “20년 후 우리나라에서도 보게 될 화성의 숨바꼭질을 미리 즐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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