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기업대출 1000조원 돌파..3월 가계대출 6조5000억 늘어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이 1000조원을 돌파했다.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과 주식 공모 등 직접 금융조달을 선택하며 은행 대출을 줄였지만, 중소기업의 대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달 가계의 은행권 대출은 6조5000억원 늘면서 증가 폭은 다소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1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000조원을 기록했다. 전달보다 4조6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전달(8조9000억원)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기업대출 증가세가 꺾인 이유는 대기업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은행권 대출 대신 직접 금융조달로 방향을 선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금리 기조 속 회사채 발행을 앞당기거나, 주식 공모를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섰다. 지난달 대기업의 은행권 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2조7000억원 줄어든 17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기업 주식발행과 회사채 발행은 모두 증가했다. 지난달 주식발행은 전달보다 6조6000억원이 늘었다. 2009년 속보 작성 이후 최대다. 대한항공(3조3000억원)과 한화 솔루션(1조3000억원) 등 일부 대기업이 유상증자로 현금 확보에 나섰고, SK바이오사이언스(1조5000억원)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증시에 상장한 영향이다. 회사채 순발행도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는 전월(3조7000억원)보다 다소 줄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주식발행 수치는 최대 수준을 기록했는데, 개인 주식투자 증가와 일부 기업 자금조달 필요성이 맞물린 결과”라고 말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은행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며 기업의 은행대출 증가를 견인했다. 지난달 말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826조9000억원으로 전달보다 7조3000억원이 늘어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의한 자금 수요가 여전히 컸고, 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이어지며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09조5000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5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전월(6조7000억원)보다 다소 줄어들었지만, 3월만 놓고 보면 지난해 3월(9조6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이는 가계의 부동산 관련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39조원으로 전달보다 5조7000억원이 늘어났다. 이 역시 3월만 놓고 봤을 때 지난해 3월(6조3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주담대가 늘어난 것은 연초 신학기와 이사철을 맞아 아파트매매와 주택 전세 거래가 늘어나는 등 부동산 수요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아파트거래량은 5만2000호로 전달(6만2000호)보다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주택 전세거래량은 11만5000호로 전월(10만6000호)보다 늘었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인 기타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269조6000억원으로 전달보다 8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증가 폭은 전달(3000억원)보다 늘었지만, 1년 전(3조300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전체 금융권의 가계 신용대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날 금융위가 발표한 ‘2021년 3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全) 금융권의 기타대출은 2조6000억원이 늘어 1년 전(3조9000억원)보다 큰 폭으로 축소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신용대출은 금융권의 적극적인 관리 노력과 주식투자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지난해 말보다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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