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검사인데.." 취준생 죽음 부른 피싱 주인공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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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김민수'를 사칭해 20대 취업준비생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갔던 보이스피싱 조직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 "검사실 꾸며 놓고 영상통화"경찰은 앞서 지난해 11월 A씨 등이 속해 있던 보이스피싱 조직을 1차로 검거해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2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취준생의 가족이 '내 아들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를 잡을 수 있을까요?'라며 사연을 올려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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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김민수’를 사칭해 20대 취업준비생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갔던 보이스피싱 조직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특히 일당 가운데에는 김민수 검사를 사칭했던 목소리의 주인공이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범죄단체 가입 활동 등 혐의로 40대 A씨 등 5명을 붙잡고 이 중 3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월 20일 서울중앙지검 김민수 검사를 사칭해 20대 취업준비생에게 “대규모 금융사기에 연루돼 통장에서 돈을 인출해야 한다”고 속인 뒤 인출한 42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취업준비생은 며칠 뒤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해 11월 A씨 등이 속해 있던 보이스피싱 조직을 1차로 검거해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 핵심 간부인 조직폭력배 B(30대)씨를 포함해 중국 현지로 나가 기업형 범죄를 한 혐의로 조직폭력배와 일당 93명을 일망타진했다.
이들은 중국 쑤저우(소주) 등 8개 지역에 콜센터 등 사무실 6곳을 만들고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범행을 벌였다. 이들이 2015년 8월부터 올해 9월까지 5년간 한국인 300여명을 상대로 전화금융사기를 벌여 100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있다.
범죄 수법으로는 불법으로 수집한 한국인 개인정보를 토대로 중국 콜센터 상담원이 전화를 걸어 검사를 사칭해 범죄 단체가 개입된 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속이거나, 금융기관(캐피탈)으로 속여 말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저금리 상환용 대출을 해주겠다며 속여 돈을 송금받아 가로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검사실과 똑같이 꾸며놓은 방에서 검사를 사칭하며 피해자와 직접 영상통화를 하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경찰은 “조직원들이 각자 역할을 철저히 분담한 후 범죄를 실행했다”면서 “한국 경찰이나 중국 공안의 추적을 피하고자 사무실은 수시로 옮겨 다녔다는 것은 물론, 상호 간 인적사항 노출을 우려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각 조직원을 다른 사무실로 배치하는 치밀함도 보였다”고 설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그동안 가로챈 수익금을 이용해 중국에서 호화 생활을 해 온 것으로 확인했다.
1차 검거 당시 경찰은 취업준비생에게 김민수 검사로 속여 말한 실제 목소리 주인공은 빠진 것을 확인했고 추적을 계속해 이번에 검거했다.
경찰은 “목소리 주인공이 언제쯤 비행기를 탔다는 다른 조직원 진술에 의존해 항공기 탑승객 1만여 명 명단을 받아 비슷한 연령대를 추려가는 방식으로 확인해 끝내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 등을 통해 취업준비생의 극단적 선택 소식을 접한 뒤 양심의 가책을 느껴 한 달쯤 뒤 한국으로 귀국해 숨어지냈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현재 일부 간부들만 인터폴 수배를 받으며 해외에서 도피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2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취준생의 가족이 ‘내 아들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를 잡을 수 있을까요?’라며 사연을 올려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검거 소식을 전해 들은 취준생의 가족은 경찰에 “평생 한이 맺힐 뻔했다. 김민수 검사를 못 잡을 거로 생각했다. 자식의 한을 풀어준 경찰에게 감사하다.”면서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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