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대 '팔굽혀펴기' 훈육 가해자 가족 "조롱 댓글 고소할 것"

황선윤 2021. 4. 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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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대 해사대학생들이 2015년 8월 24일 해상 생존업 훈련을 하던 중 얼차려를 받는 모습.[연합뉴스]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 4학년 선배가 1학년 후배에게 과도한 팔굽혀 펴기 훈육을 했다는 의혹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제기된 가운데 4학년 훈육 학생 가족이 “댓글로 인신공격한 네티즌을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팔굽혀펴기 1200개로 글이 올라온 명예사관의 가족’이라는 이름의 작성자는 2일 오후 11시쯤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몇몇 댓글에는 자퇴하라, 너가 팔굽혀펴기 만개해라 등 비판이 아닌 조롱에 가까운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며 “끝까지 추적해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족은 “경위가 어찌 됐든 이슈화됐다는 점은 가족으로서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가족으로서 이 사건의 진실을 덮을 생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나친 인신공격과 모욕적인 글로 훈육 학생이 정신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는 취지다.

한국해양대생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번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는 또 다른 글이 올라왔다. ‘과잉훈련을 지시한 학생의 입장문을 봤다’는 한 1학년 학생은 “(훈육학생은) 수도꼭지 때문이 아니라 화장실 전반의 위생을 언급했고, 또 차려자세(부동자세)에서 마스크를 올렸다는 이유로 훈육한 것이 아니라 코를 긁는 행위에 반응한 것”이라며 이 사건 발단을 설명했다.

학교 측의 잘못을 지적하는 학생도 있었다. 한 학생은 기자에게 보내온 메일에서 “본 사안은 한 학생이 꼰대스럽게 지시한 훈육을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선원을 양성하고 교육하는 대학에서 훈육에 대한 지도 방침없이, 개인의 자율에 맡긴다는 점을 문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또 “학교가 훈련에 대한 매뉴얼 재정비와 학생들의 인권에 대한 보호가 아닌, '학교 명예실추'라는 이유로 자신들의 책임까지 전가한다”며 학교 대응방식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1차 조사를 마친 뒤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진상 조사를 위해 훈육 학생을 직무에서 배제(직무정지)한 뒤 정확한 진상을 파악해 징계나 훈육 대상인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해양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학교 관계자는 “실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부풀려져서 훈육 학생이 희생양이 됐다면 보호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교의 명예 실추 때문에 책임을 전가하는 게 아니다. 교육시스템의 문제다”라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1일 오후 1학년생을 대상으로 4학년 사관생이 승선생활 교육을 하면서 위생·안전점검 사항을 지적하다 ‘300-600-800-1200개식으로 팔굽혀펴기를 과도하게 시켰다’는 요지의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오르면서 논란이 됐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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