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외토·외일마을 집단 암 발병, 어떻게 알려졌나

박주현 2021. 4. 1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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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해피데이> 보도로 알려져 뒤늦게 조사..가축 분뇨 퇴비공장 의심

[박주현 기자]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의 집단 암 발병에 이어 고창군 성내면 외토·외일마을에서 최근 10년 간 주민들이 집단 암에 걸려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1995년에 마을 인근에 들어선 퇴비공장을 의심하면서 역학조사를 요구해 왔다.

현재까지 암이 발생하거나 전 단계에 이른 사람은 총 16명으로 암 환자는 14명, 암 진단에 이른 사람은 2명,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3명이다. 

그런데 이제서야 고창군이 환경 기초조사를 지난 4월 7일부터 실시했다. 지난 3월 31일 마을 주민들이 참다못해 의심시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실시한 지 일주일 만이다.

오래전부터 주민들은 암 발생 원인지로 가축분뇨 퇴비공장을 의심해왔지만 그동안 많은 주류 언론들과 행정은 이를 외면해 왔다. 그나마 이 지역 풀뿌리 언론인 <주간해피데이>가 이를 적극적으로 보도해 왔다. 

암 환자 많은 고창군 외토·외일마을…뒤늦은 환경 기초조사
 
 주간해피데이 4월 2일 기사(홈페이지 캡쳐)
ⓒ 주간해피데이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가장 큰 원인으로 제기된 가축분뇨 퇴비공장은 외일 새교회와 100여 미터, 외일·외토마을과 250여 미터 가량 떨어져 있는 곳이다. 

주민들은 이 시설이 교회와 마을 가까이에 위치해 있어 지난 16년여 간 악취로 인한 스트레스 등의 고통을 받아왔다고 주장해 왔다.

공장에서 유출된 오염물질이 지하수 등에 영향을 주어 암 발생률이 높은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하고 있다. 주간해피데이는 지난 2일에 이어 12일 관련 기사에서 이 문제를 상세하게 보도했다.

<주간해피데이>는  기사에서 "이 시설은 1995년에 설치됐고, 2009년에 현 사업자가 인수를 했지만 보조사업이 투여된 건물이어서 2013년에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며 "기존 시설이 미흡해 지붕 및 차폐시설 등 시설보완을 마친 후 2017년부터 운영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기사는 "그러나 이 마을에 입고된 유기질 원료는 주로 소 가축분 퇴비로 4년 전에 들어온 것이어서 현재 부숙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며 "더구나 현 사업주가 이 시설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 2017년부터여서 주민들이 주장하는 악취에 의한 암 발병 기간과 연관성을 밝혀낼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미 16년의 세월이 지난 상황이어서 지금에 와서 실시하는 고창군의 환경 기초조사로 그 때의 영향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주민들 주장이다. 따라서 군의 환경 기초조사가 생색내기 용이 아닌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창군 관계자는 "하천수·호소수 및 지하수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환경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며 "빠른 시일내에 원인을 규명하고, 유해물질이 발견되면 후속 대책을 신속히 추진하는 등 주민들께서 안심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창군 '마을 집단 암'...퇴비공장과 갈등' 언제까지...

상황이 이처럼 심각해지자 지역의 주류 언론인 JTV 전주방송이 나서서 취재 보도해 시선을 끌었다.

13일 방송은 '고창군 '마을 집단 암'...퇴비공장과 갈등'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서로 이웃한 고창의 외일마을과 외토마을 34가구에 50여 명이 살고 있는데 10여 년 전부터 암 환자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하면서 "현재까지 3명이 암으로 숨졌고, 13명이 암과 사투 중이며 2명은 암으로 이행되기 전 단계로 나타나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JTV 4월 13일 보도(화면 캡쳐)
ⓒ jJTV
 
이어 기사는 "암과 관련된 주민은 모두 18명으로 주민 50여 명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나 된다"며 "주민들은 마을에서 200미터 가량 떨어진 가축분뇨 퇴비공장을 의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5년에 지어졌는데 2005년부터 심한 악취와 함께 주변을 오염시키면서 암 발병의 주된 원인이 됐다"는 기사는 강해룡 마을교회 목사의 말을 인용해 "지속적으로 악취가 발생하여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숨을 못 쉴 정도인데, 이런 데도 멀쩡히 건강하다면 비정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퇴비공장 측은 지난 2005년에 임대를 내줬는데 임차인이 음식물 쓰레기를 반입하면서 5개월 만에 운영을 중단한 채 창고로만 썼고, 퇴비공장을 본격적으로 운영한 건 지난 2017년부터"라며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기사는 덧붙였다.

하지만 주민들이 퇴비공장 사업주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준비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집단 암 발생으로 마을 주민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뒤늦은 기초조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따가운 비판이 일고 있다.

제2의 익산 장점마을 사태가 이곳에서 다시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공직사회의 사후 약방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무사안일주의가 농촌 마을에 느닷없는 재앙을 가져온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철저한 역학 조사와 원인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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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전북의소리>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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