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20년에 美 아프간 완전 철군..아시아 중시 전략 예고

뉴욕=백종민 2021. 4. 1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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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년 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기로 했다.

독일 주둔 미군 축소는 없던 일로 되돌리고 오히려 증원을 결정했다.

◇美 세계 전략 전환점"아시아에 집중"= 이와 관련, 미 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9·11테러 20주년인 오는 9월11일까지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할 것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주독 미군은 외려 확대= 바이든 대통령은 독일 주둔 미군 축소 계획은 오히려 확대로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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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변화 관계 없이 무조건 철군 계획
공화당 즉각 반발
유럽서는 주독 미군 축소 대신 증원 결정..러시아 견제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년 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기로 했다. 독일 주둔 미군 축소는 없던 일로 되돌리고 오히려 증원을 결정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글로벌 전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아시아에 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계획을 14일 직접 발표한다고 밝혔다.

◇美 세계 전략 전환점…"아시아에 집중"= 이와 관련, 미 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9·11테러 20주년인 오는 9월11일까지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할 것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9·11테러를 빌미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시작한 끝없는 전쟁을 마무리하겠다는 결정이다.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한 고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상황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철군 계획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군은 5월1일부터 시작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프간 탈레반 반군 측과 오는 5월1일까지 철군에 합의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철군 시한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동맹과 협의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결정에 대해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을 끝내기로 했지만, 철군이 또 다른 테러 세력 탄생을 부추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일축했다"고 평했다. 국방부는 아프간 철군 계획에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NYT는 또 19세기 영국이, 20세기에 러시아가 그랬던 것처럼 미국도 성과 없이 아프간에서 떠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 20년간 아프간에 2조달러의 전비를 쏟아부었고 2400명이 전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결정이 미국의 세계 전략을 수정하기 위함이라고 평가하고 아시아에 집중해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소신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이번 결정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방미,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의 중국 방문과 함께 미러 정상회담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기후변화 정상회담 참석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나왔음을 상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외 전략에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결정에 대해 공화당은 즉각 반발했다.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은 "아프가니스탄은 내전이 벌어지고 국제 테러리스트들의 번식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탈레반 측도 공세에 나섰다.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는 5월1일 이후로 철군을 지연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지난달에도 5월1일 철군 시한을 지키지 않으면 외국 군대에 대한 적대행위를 재개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주독 미군은 외려 확대= 바이든 대통령은 독일 주둔 미군 축소 계획은 오히려 확대로 뒤집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베를린에서 500명의 미군을 독일에 증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독일의 방위비 분담금에 불만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주독 미군 1만2000명 축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은 유럽 내에서 미군 축소로 인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의회 매체 더 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 병력을 집결하는 가운데 이번 결정이 발표됐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가 유럽과 추진 중인 노드스트림2 가스관 사업에 대해서도 초강경 입장을 보이는 등 러시아와 각을 세우고 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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