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커버그가 세금을 한 푼도 안 내는 이유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가 2018년 벌어들인 소득은 약 40억달러 (약 4조5000억원)로 추산된다. 페이스북이 200억달러 순이익을 냈고 주커버그는 페이스북 주식의 20%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커버그가 2018년 낸 세금은 놀랍게도 ‘0원’이다. 페이스북 이익은 서류상 미국이 아닌 케이맨제도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케이맨제도의 법인세율은 0%이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절차가 ‘합법적’이라는 것이다. 페이스북 외에 나이키, 화이자, 씨티그룹도 비슷한 방법을 통해 세금을 회피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경제학 교수이자 공정성장센터 소장으로 재임 중인 저자는 부자들이 평범한 노동자보다 세금을 덜 내는 미국 조세 제도의 민낯을 폭로한다.
193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은 부자에게 가장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조세 정의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레이건 정부가 소득세율을 대폭 인하하면서 탈세가 전염병처럼 미국 전역으로 번져나갔다. 저자는 조세 정책과 불평등 문제에 대한 실증 분석 자료를 통해 누진세가 어떤 과정을 거쳐 무너졌고 현재 세금 부과 체계가 얼마나 불공정한지 속속들이 밝혀낸다.
▶무너진 미국 조세 정의…누진적 소득세 부활해야
저자는 단순히 문제 지적에만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조세 정의 실현을 위한 대안으로 ‘누진적 소득세의 부활’을 주장한다. 구체적으로는 상위 1% 부자들이 소득의 60%를 부유세로 내도록 해 소득세 누진율을 높이고 법인세를 강화하는 것이다.
유령회사를 설립해 기업 이익을 빼돌려 세금을 회피하는 다국적 기업 대처법도 제시한다. 국제 협력과 공조를 통해 자국의 다국적 기업이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자회사를 두고 영업을 하든지, 실질적으로 최소 25%의 세율을 부담하도록 하자는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탈세가 용인되는 현 상황은 시민들이 이성적인 토론 끝에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니다. 세금 문제에서 불의가 승리한다는 것은 결국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셈”이라고 강조한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4호 (2021.04.14~2021.04.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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