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셀트리온'.. 2호 코로나 치료제 감감 무소식
국내 기업들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이 좀처럼 들려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기업은 물론 정부에서도 개발을 낙관했으나, 기대와 달리 ‘2호 치료제’는 두 달여째 나오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임상 대상 모집이 쉽지 않아진 데다, 개발·허가에 실패하는 사례가 나오며 기업들도 전보다 개발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환자 모집 어려워… 전략 수정 불가피”
13일 보건복지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기업지원센터에 따르면 현재 국내 46개 기업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중 상반기 내 개발 또는 조건부허가 신청이 가능한 기업은 2~3곳 정도로 파악된다. 46개사 모두 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내외 임상에 나섰지만, 여러 변수들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임상·개발 기간이 길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임상을 위해 필요한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경우 확진자 수 자체가 해외에 비해 적은 수준이고, 해외 또한 선진국을 필두로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임상 대상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 중인 A회사 관계자는 “개발 중인 약물 기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임상 대상자 모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 접종이 시작된 국가들은 환자 모집이 어려워졌고, 백신이 공급되지 않은 일부 나라는 임상시험 진행·관리 자체가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임상 대상이나 국가를 변경하는 등 개발 전략 수정에 나선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이 또한 임상 변경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기존 계획 기간보다는 긴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개발·허가 실패 소식에 기존 개발사도 ‘신중에 신중’
일각에서는 최근 일부 기업들이 임상과 허가 문턱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신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종근당은 러시아에서 고위험군 중증환자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 결과를 근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으나, 효능 입증을 위한 추가 임상을 권고 받았다. 당시 종근당은 임상을 통해 나파벨탄 투여군에서 61.1%가 증상이 개선되는 등 표준 치료군(11.1%)보다 높은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식약처 검증자문단은 “통계가 유의미하지 않고, 바이러스 음전소요시간도 시험군과 대조군이 4일로 같았다”며 임상 3상을 통한 추가 효능 입증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종근당은 임상 3상을 진행해 식약처에서 요구하는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일양약품의 경우 지난달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의 임상 3상에서 효능 입증에 실패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일양약품 측이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약물 투여군이 표준 치료군(대조군) 대비 우수한 효능을 보이지 않았다.
업계는 이처럼 치료제 개발·허가 실패 소식이 전해질 경우 기업 이미지와 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기존에 개발에 나선 기업들도 개발에 더욱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임상에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거나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업계 주가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인해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도자료를 통해 개발과 관련된 작은 소식까지 전하던 움직임도 전보다 줄어든 모습이다”고 말했다.
◇녹십자·대웅, 유력 후보 물망
현재 2호 치료제 개발 유력 후보로는 GC녹십자와 대웅제약이 언급된다. GC녹십자의 경우 이미 임상 2상을 마친 상태로, 임상 데이터 분석이 끝나면 이달 중 식약처에 조건부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근 GC녹십자가 참여하고 있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연합’이 미국 등 10개국 코로나19 유증상자 약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효과 입증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GC녹십자 혈장치료제 ‘GC5131A’의 국내 허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GC녹십자 측은 이와 관련 “국내 임상과 세계 연합에서 진행한 해외 임상은 디자인 자체가 달라 비교할 수 없다”며 “국내 임상 결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역시 상반기 중 코로나19 치료제 ‘호이스타정’의 조건부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한다. 당초 2a상을 마친 후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려 했으나, 추가적인 효능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2b·3상 임상을 동시 승인받아 다음 임상에 돌입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 300명 대상으로 2b상을 진행 중”이라며 “상반기 중 2b상이 끝나고 효과를 확인한다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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