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징역형 집유 확정
미등록 선거운동원에게 금품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이 실형을 확정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전 사무총장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권 전 사무총장은 15~17대 국회의원, 2010~2011년 국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권 전 사무총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선거사무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2명에게 선거가 끝난 후 각 500만원씩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권 전 사무총장은 바른미래당 후보로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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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선거운동”
1심에서 권 전 사무총장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 과정에서 일부 사실을 은폐할 것을 지시했고, 동종 범죄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3회 있다”며 “청렴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지위에 있음에도 공직선거법에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선거운동에 관한 금전을 지급해 입법 취지를 크게 훼손했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항소심도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원심판결에 사실오인 및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권 전 사무총장의 주장에 대해 “피고인 주장과 같이 (연설원이) 선거사무원으로 고용됐다면 피고인과 공범이 자신들의 비용으로 인건비를 지급할 이유가 없다”며 “피고인이 미신고 선거운동원들에게 금전을 제공해 공직선거법 입법 취지를 훼손한 것이 인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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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된 ‘공소시효의 경과’ 여부
재판에서 쟁점이 된 건 공직선거법 공소시효의 경과 여부였다. 공직선거법 제268조는 공소시효를 범죄 사실이 있고 난 뒤부터 6개월로 규정하고 있다. 권 전 사무총장 측은 “돈을 지급한 날은 2018년 12월 21일인데 기소는 2019년 10월 30일에 이뤄져 면소 판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공소시효 6개월이 지난 뒤에 자신을 기소해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1심에선 검찰이 공범인 정당 관계자 2명을 기소한 시점이 2019년 6월 20일인 만큼 공직선거법에 따라 피고인의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 제253조 1ㆍ2항에 따르면 공범이 이미 기소된 경우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검찰이 공범을 기소함에 따라 권 전 사무총장의 공소시효도 정지됐다고 본 셈이다.
2심 역시 “공직선거법에서 ‘공소시효의 정지’에 관해 특칙을 정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에) 공범에 대한 공소제기와 공소시효 정지에 대한 규정이 적용된다고 봐야 한다”며 1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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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원심판결 확정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고의 및 공모관계, 위법성의 인식, 선거범의 공소시효 정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며 지난달 25일 형을 확정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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