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개 '동전 월급' 보복당한 美직원..새 지폐로 바꿔준 은인
기름이 잔뜩 묻은 1센트짜리 동전 9만1515개를 마지막 급여로 받고 골머리를 앓던 미국의 한 남성이 동전 교환업체의 도움으로 깨끗한 지폐로 바꿀 수 있게 됐다고 미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1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조지아주의 자동차 정비업체에서 일하던 안드레아스 플래튼은 사장인 마일스 워커로부터 심한 대우를 참다못해 지난해 11월 사표를 냈다. 당시 플래튼은 915달러(약 103만원)의 남은 급여를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처음에 사장은 "가게에 손해를 끼쳤다"면서 지급을 거부했다. 결국 올해 초 플래튼은 주 노동청에 임금 체불로 사장을 신고했다.
그리고 지난달 말 플래튼이 급여로 받게 된 건 9만1515개의 동전 더미였다. 동전은 집 앞에 방치되어 있었고 기름 범벅이었다고 한다. 욕설이 쓰인 메모까지 붙어 있었다.
플래튼이 받은 동전의 무게는 무려 500파운드(226㎏)였다. 분노한 그의 여자친구 올리비아 옥슬리는 동전 무더기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렸다.
옥슬리는 "사장이 이 무거운 동전과 욕설이 적힌 쪽지를 건네주기 위해 그토록 많은 노력을 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고 비꼬면서 "그런 사람은 사업을 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플래튼과 옥슬리는 동전을 세척해보려 했지만 좀처럼 기름이 빠지지 않아 난감했다. 그런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 동전을 지폐 등으로 바꿔주는 서비스 업체 코인스타였다.
AP통신에 따르면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코인스타 측은 플래턴의 집까지 찾아와 기름 범벅인 동전을 전량 회수했다. 그리고 그에게 1000달러 지폐를 줬다. 짐 개리티 코인스타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연간 410억 개의 동전을 취급한다"면서 "1센트 동전 9만여개는 대수롭지 않은 분량"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비소 사장 워커는 CBS에 "내가 (월급을) 동전으로 줬던가?"라면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발뺌했다고 한다. 허핑턴포스트는 "이 정비소는 평소에도 억압적인 근무 환경과 여종업원에 대한 굴욕적 대우 등으로 비난받아왔다"면서 "동전 소동이 벌어진 뒤 워커의 정비소에 대한 구글 리뷰에는 부정적인 댓글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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