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관광지들, 국경 다시 연다..한국도 해외여행 재개 기대감
1년 넘게 막혔던 해외여행이 다시 열리는 걸까.
코로나 사태 이후 전면 중단 상태나 다름없었던 국제관광이 재개될 조짐이 보인다.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해주는 협약을 맺는 나라가 늘고 있고, 코로나 음성이 확인된 한국인을 격리 조치 없이 받아주겠다는 국가와 지역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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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우·뉴질랜드… 국경 여는 나라들
방역 우수 국가끼리 여행자의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해주는 ‘트래블 버블’이 확산하는 추세다. 지난해 동유럽의 이웃 국가인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가 협정을 맺었다. 이달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최초로 대만과 팔라우가 트래블 버블을 시행했다.
팔라우는 여태 확진자가 한 명도 안 나온 태평양의 섬나라다. 대만도 세계적인 방역 모범국으로, 13일 현재 누적 확진자는 1058명 사망자는 11명이다. 팔라우는 코로나 확산 전까지 대만인이 즐겨 찾던 여행지다. 관광을 비롯한 서비스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달한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이달 18일 트래블 버블을 시행한다. 두 나라 역시 대표적인 코로나 방역 우수 국가다. 뉴질랜드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을 정도다. 뉴질랜드관광청 관계자는 “이웃 국가 호주와는 트래블 버블을 시행하지만, 다른 국가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마이크로 버블’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발리 섬에서도 특정 지역에 한해 외국인의 여행을 허용하는 정책이다. 박재아 인도네시아관광청 서울지사장은 “7월부터 발리 섬의 누사두아, 사누르, 우붓 세 지역의 외국인 여행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백신 여권’ 개발도 탄력을 받고 있다. 백신 여권이란 코로나 음성과 백신 접종 사실을 알려주는 일종의 증명서다. 이스라엘·중국처럼 국가가 만들기도 하고 기업이나 단체에서 개발 중이기도 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개발한 ‘트래블 패스’도 그중 하나다. 트래블 패스는 모바일 앱 형태의 증명서로, 공항 수속 과정을 간편하게 해준다. 대한항공·싱가포르항공·에미레이트항공 등 여러 항공사가 시범 운영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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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 없어도 불티나는 해외여행
한국 정부도 트래블 버블에 관심을 두고 있다. 2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관광 시장 회복 TF’를 만들고 트래블 버블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인이 방문하면 자가 격리 의무를 면제해주는 국가와 지역도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하와이는 2월 5일부터 한국의 4개 지정 병원에서 음성 확인서를 받아온 여행객에 대해 격리 의무를 면제해주고 있다. 미국령 괌은 5월 섬 주민의 50% 이상 백신 접종을 받으면 외국인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국제 관광 재개 움직임에 발맞춰 국내 여행사도 해외여행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TV 홈쇼핑, 라이브상거래, 펀딩 사이트 등 다양한 경로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여행하는 패키지상품을 판매 중이다. 상품 대부분이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시점부터 떠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건다.
흥미로운 건, 의외로 반응이 좋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인터파크투어가 선보인 유효기간 1년짜리 항공권은 3월 8~31일에만 1만2137명이 구매했다. 괌, 베트남, 일본, 대만 순으로 항공권이 인기였다.
한국인이 당장 해외여행을 나가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입국자 2주 자가격리’ 방침 때문이다. 국내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지 않는 데다 백신 접종 속도가 더딘 것도 난관이다. 이웃 국가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지난해 한국·중국·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 한해 출장자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는 ‘비즈니스 트랙’을 시행했지만, 올해 초 확진자 급증으로 중단한 상태다. 언제 재개할지 아직 기약이 없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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