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 ETF, 돌려막기로 주가 뻥튀기 의혹.. 떨고 있는 '서학개미'

김지훈 2021. 4. 14.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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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의 최대 투자처 중 하나인 아크인베스트먼트(ARK)의 상장지수펀드(ETF)들이 돌려막기 의혹에 휩싸였다.

올들어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ARK 보유 ETF들이 상호 교차 투자(cross-investment)를 통한 단기 실적 부양에 나선 정황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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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교차 투자' 기법 활용 지난해 100% 넘는 수익률 기록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의 최대 투자처 중 하나인 아크인베스트먼트(ARK)의 상장지수펀드(ETF)들이 돌려막기 의혹에 휩싸였다. 올들어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ARK 보유 ETF들이 상호 교차 투자(cross-investment)를 통한 단기 실적 부양에 나선 정황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ARK가 출시한 ETF들이 서로의 지분을 대규모로 매입하며 몸집을 불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주탐사산업 관련주로 구성돼 지난달 30일 출시된 ETF인 ‘ARKX’는 3D프린터산업주를 모아놓은 ETF ‘PRNT’의 지분 6.3%를 매수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PRNT를 보유한 차상위 주주 20명의 지분을 전부 합쳐도 ARKX의 지분에는 훨씬 못 미칠 정도다. 반대로 PRNT는 ARKX의 지분을 6.1% 보유한 2대 주주다.

최고 경영자인 캐시 우드를 월가 스타 투자자로 등극시킨 ARK의 ETF 시리즈는 지난해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100% 이상의 수익률을 내며 주목받았다. 많은 국내 개인투자자도 추가 수익을 기대하며 매수 러시를 이뤘다. 특히 ARK 시리즈 중 이노베이션 종목의 ETF인 ‘ARKK’는 해외 주식 중 서학개미가 13번째(약 5860억원)로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이다. ETF만 놓고 보면 나스닥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3배 레버리지 상품인 SOXL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미국 국채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잇단 악재로 고전 중이다. 이날 ARK EFT시리즈의 주가는 상품별로 지난 2월 최고점 대비 15~23% 떨어졌는데, 이런 상황에서 돌려막기 의혹이 터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같은 투자회사에서 출시한 상품들이 서로의 지분을 보유하는 교차 투자가 매우 보기 드문 투자 기법이라고 우려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3일 “동일한 자산운용사에서 출시한 ETF끼리 교차로 투자를 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운용을 하게 되면 투자자들이 ETF에 가입하는 의미가 없어진다”고 비판했다. 자산을 배분하는 데 있어 더 넓은 선택지를 활용하는 것이 ETF의 본질인데 이를 훼손한다는 의미다. 안 교수는 “교차투자로 단기 수익률을 올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인위적인 수급 증가에 따른 ‘주가 부풀리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ARKX가 PRNT의 대주주에 오른 직후 PRNT의 주가는 5.7% 상승했다. ARKX도 출시 2주만에 5억8300만 달러(약 6560억원)의 투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안 교수는 “단기적으로라도 수익률이 높아지면 추세 추종 경향에 따라 주가의 ‘눈속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ETF가 또다른 ETF를 담는 ‘펀드 오브 펀드’ 상품에 가입할 때에는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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