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당식 흡수냐 새정치연합식 합당이냐.. 야권통합 동상이몽

이상헌 2021. 4. 14.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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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 문제를 놓고 동상이몽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흡수통합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국민의당은 당대당 통합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도 과거 2006년 자민련(당시 1석), 2012년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8석)와 선진통일당(4석)을 흡수통합했던 경우와 다를 게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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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싸움 속 당분간 평행선 가능성
국민의힘, 압도적 힘 바탕 통합 주장
김종인 "국민의힘 아사리판" 혹평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 문제를 놓고 동상이몽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흡수통합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국민의당은 당대당 통합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은 일단 서로의 내부 의견 수렴을 기다리겠다는 상황이지만 ‘국민 형제’가 내년 대선 직전까지 통합을 못 이루고 평행선을 달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16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합당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이 정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국민의당의 시간 계획표를 확인하고, 우리 당 의원총회에서 뜻이 확인되면 그 뜻에 따라서 (합당 문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정권 교체를 위해 모든 인물, 세력이 결국 한 틀에서 힘을 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당 간 합당 문제에 대한 내부 교통정리를 이번 주 내 마무리짓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표면적으로는 합당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지만 국민의힘에서는 흡수통합 주장이 힘을 받으면서 합당 논의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의석수 등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는 국민의당과 당대당 통합을 진행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당내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102석을 가진 제1야당이지만 국민의당은 3석 규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당 전력의 99%”라며 “오늘 합당하겠다고 하면 내일 할 수 있다”고 같은 논리를 펼쳤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도 과거 2006년 자민련(당시 1석), 2012년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8석)와 선진통일당(4석)을 흡수통합했던 경우와 다를 게 없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이 압도적인 규모인 만큼 국민의당이 들어오는 모양새를 취하는 게 자연스럽다는 말이다. 또 당내에서는 국민의당이 당대당 통합 과정에서 지나친 지분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국민의당은 흡수통합을 경계하면서 당대당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오세훈 시장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압승에 안 대표의 공이 컸던 만큼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가 야권 단일화 논의에 불을 붙였고, 선거운동 기간 내내 적극적으로 오 시장을 도왔다는 것이다. 또 안 대표가 2014년 2석에 불과한 새정치연합을 이끌 때 제1야당이던 민주당(126석)과 대등 합당을 이뤄낸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쉽사리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차기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당권 다툼이 벌어진 국민의힘에 대해 ‘아사리판’이라고 혹평하며 “차라리 아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면 초선 의원을 내세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으로 가지 않고 금태섭 전 의원이 말한 새로운 정당으로 갈 수 있다면서 본인도 국민의힘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안 대표에 대해선 “명색이 선대위원장인데 금 전 의원도 입은 국민의힘 당 점퍼를 한 번도 입지 않은 사람이 안철수”라고 직격하며 서울뿐 아니라 부산, 경기 구리에서 지원 유세를 벌인 데 대해 “내년 대선을 위한 자기 홍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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