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왔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스가는 왜 지금 결정했나

강현태 2021. 4. 1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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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에 대한 해양 방류를 최종 결정했다.

일본은 지난해 10월·12월에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추진했지만, 국내외 반발에 최종 결정을 미룬 바 있다.

실제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블링컨 장관의 트위터 내용을 언급하며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미국에서 매우 높은 평가가 내려졌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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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발표 이후 美 '지지' 선언
美日 정상회담서도 관련 논의 가능성
올림픽·총선 일정 감안했다는 관측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가면을 쓴 환경운동가가 13일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일본 정부의 결정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AP/뉴시스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에 대한 해양 방류를 최종 결정했다.


일본은 지난해 10월·12월에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추진했지만, 국내외 반발에 최종 결정을 미룬 바 있다. 지난 수개월여 동안 여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만큼, 현시점에 일본이 오염수 방류 결정을 밀어붙인 것은 미국의 '측면 지원' 영향이 크다는 관측이다.


미국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각) 일본 정부의 해양 방류 결정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처리수(treated water)'와 관련한 몇 가지 옵션을 검토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독특하고 도전적인 상황에서 일본은 옵션과 효과를 저울질했고, 결정은 투명했으며,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원자력 안전 표준에 따라 접근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실상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역시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처리수 처리 결정을 투명하게 하려는 일본에 감사한다"며 "일본 정부가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계속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처리수'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세슘 134 △스트론튬 90 등 각종 방사성 핵종 물질을 제거한 오염수로, 오염수라는 표현의 부정적 이미지를 퇴색시키기 위해 일본 정부가 사용하는 용어다.


하지만 ALPS 과정을 거쳐도 인체 피폭을 일으킬 수 있는 삼중수소(트리튬)는 걸러지지 않아 한국·중국 등 주변국들은 물론이고, 일본 어민들도 해양 방출에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13일 일본 도쿄의 총리관저 밖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열고 있다. ⓒ신화/뉴시스

일본은 국내외 비판에 대항하는 논리로 미국의 '협조' 내지 '인정'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블링컨 장관의 트위터 내용을 언급하며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미국에서 매우 높은 평가가 내려졌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개최될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오는 16일 워싱턴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임기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영채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교수는 전날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스가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미국의 협조를 요청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스가 정권이 총선거를 계획하고 있다"며 오염수 방류에 대한 미국 협조를 재확인한 뒤 "총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이런(오염수 방류) 방침에 대해 국민들의 승인을 받았다는 형태로 문제를 처리(마무리)하려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이 주변국과의 협의보다는 자체 정치 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일정(7월23일~9월5일)과 스가 총리의 임기(9월30일)를 감안하면,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오염수 방류 문제를 하루 빨리 매듭지을 필요가 있었다는 관측이다.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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