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광동 (21) 멕시코 국경 소외된 마을서 중남미 사역 첫발

우성규 2021. 4. 1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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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오랜 준비 끝에 또 다른 대륙인 중남미 사역이 시작됐다.

멕시코 북부 국경 지역의 소외된 마을 푸엔테스를 만났다.

멕시코에서 정식 마을로 승인받기 위해서는 학교 마을회관 운동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골짜기에 자리한 푸엔테스는 아무것도 없었다.

푸엔테스 마을 주민들이 직접 공사에 참여했고, LA온누리교회에서 12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4차에 걸쳐 국경을 넘어와 일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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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최고 걱정은 아이들의 먼 등굣길
안전한 교육 위해 주민·봉사자 힘 합쳐
인건비 한 푼 들이지 않고 초등학교 세워
김광동 더멋진세상 대표가 2015년 세네갈의 본나바 마을에서 아기를 안고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7년 5월 오랜 준비 끝에 또 다른 대륙인 중남미 사역이 시작됐다. 멕시코 북부 국경 지역의 소외된 마을 푸엔테스를 만났다. 멕시코에서 정식 마을로 승인받기 위해서는 학교 마을회관 운동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골짜기에 자리한 푸엔테스는 아무것도 없었다. 쓰레기를 뒤져서 생계를 꾸려야 하는 주민들이 모여 살기에 주소지가 없는 마을이었다. 우리는 LA온누리교회 및 현지 건축 전문기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푸엔테스 주민들을 돕는 지원 활동을 시작했다.

주민들의 최고 걱정거리는 초등학교가 있는 옆 마을로 매일 40~50분씩 걸어서 등교하는 아이들의 안전 문제였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납치나 성폭행 사건이 심심치 않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교육받도록 초등학교부터 짓기로 했다. 2017년 6월 착공해 이듬해 1월 12개 교실과 2개의 화장실을 갖춘 건물을 완공했다.

인건비가 한 푼도 들지 않았다고 말하면 주위에서 농담 아니냐고 했지만 사실 그대로다. 푸엔테스 마을 주민들이 직접 공사에 참여했고, LA온누리교회에서 12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4차에 걸쳐 국경을 넘어와 일손을 보탰다. 2018년부터는 격년으로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비만과 당뇨가 심한 사람들이 많아 탄수화물 위주 식습관을 개선하도록 돕고 산모들을 위한 출산 전후 감염관리법 등을 교육했다. 초음파 검사로 태아의 상태를 처음 확인한 산모가 얼마나 기뻐하던지.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봉사자들의 피로가 한순간에 풀렸다.

동유럽에도 아프리카만큼 사는 게 열악한 지역이 있다. 몰도바는 서쪽 루마니아와 동북쪽 우크라이나 사이에 끼어 있다. 2018년 처음 방문한 현지 마을 인상은 1950~60년대 우리나라 농촌과 비슷했다. 전기는 들어오지만 수도 시설은 미비하고, 우물이 한 군데 있긴 하지만 심하게 오염돼 식수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우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조해 2018년부터 2년에 걸쳐 보건소 리모델링과 식수관 조성 사업을 진행했다.

우크라이나는 면적이 한반도의 3.5배나 되고 유럽 전체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넓다. 인구도 동유럽에서 가장 많고, 과거 구소련에 속한 15개 공화국 가운데 경제적 중요성 면에서 러시아 다음 가는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서방과 러시아 사이 정치적 패권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1986년 4월 발발한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로 인근 마을의 환경은 극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올리자리브카 마을과 크로피브냐 마을에서 미용 정비 컴퓨터 등 직업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과정 지원을 시작했다. 학교에 컴퓨터를 지원하고 운동장을 정비하고 도서관 장서를 확충했다. 1년의 절반이 겨울인 이곳에서 더 멋진 마을을 가꾸겠다는 열기가 돋아나고 있다.

정리=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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