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사실은 효과적인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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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이 떨어져 거센 비판을 받았던 '멈춰!' 구호가 본래 해외에선 효과적인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실제 효과를 보려면 학교폭력에 대해 충분한 사전 교육을 진행한 후 '멈춰!' 구호를 외쳐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오직 구호만을 가져와 사용해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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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이 떨어져 거센 비판을 받았던 ‘멈춰!’ 구호가 본래 해외에선 효과적인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실제 효과를 보려면 학교폭력에 대해 충분한 사전 교육을 진행한 후 ‘멈춰!’ 구호를 외쳐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오직 구호만을 가져와 사용해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지난 2013년 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대책 매뉴얼’을 통해 “학교나 길거리에서 폭력이나 말다툼 장면을 보면 누구나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멈춰!’라고 큰소리로 외친다. 멈추지 않으면 117로 신고한다”라고 안내하며 ‘폭력 멈춰(STOP) 운동’을 제시한 바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현장에 대한 고려가 부재한 탁상행정으로 불리며 “결혼 멈춰!” “코스피 하락 멈춰!” “다이어트 멈춰” 등 수많은 인터넷 밈(meme)을 낳았다.
프로파일러 표창원은 지난 4일 KBS1 ‘이슈 Pick, 쌤과 함께’에 출연해 ‘멈춰!’ 구호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멈춰!’ 구호의 원조는 노르웨이다. 노르웨이에서 1982년 올베우스라는 심리학자가 많은 연구와 실험 끝에 ‘Stand Up, Speak Out!’(일어나서 외쳐라!)이라는 이름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표창원은 “이 프로그램은 상당히 심층적이고 다양하며 (학생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면서 “(‘학교폭력 멈춰!’라는 구호로) 모양만 따라 한다고 해서 본질이 자동으로 발효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르웨이에서는 ‘올베우스 프로그램’이 도입됐을 당시 2년 동안 학교폭력 신고 건수가 약 30~5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표창원은 “‘멈춰!’만 한 게 아니라서 그렇다”며 “아이들 사이에 어떻게 위계가 생기는지, 강한 자가 약한 아이를 어떻게 조종·통제하는지 눈높이에 맞게 교육을 진행한다. 이때 가해자들이 사실은 소수라는 것을 배우고 ‘아니야, 안돼’라고 말하면 소수인 가해자들이 위축돼 ‘미안해, 안 그럴게. 장난이었어’하고 그만두게 된다는 걸 알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한 경험과 훈련 프로그램들이 진행된 이후에 최종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멈춰!’이다. 그런데 사전의 모든 과정을 제외하고 ‘멈춰!’만을 하면 (효과가 없다)”이라고 지적했다.
표창원은 한국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실행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서로를 믿지 못해 모두에게 최악인 선택을 하게 되는 죄수의 딜레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권 존중 교육, 폭력 예방 교육에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어딘가에서는 영어, 수학 공부를 할 것”이라며 “그것이 ‘멈춰!’라는 말 뒤에 숨어 있는 우리의 본질적인 문제”라고 짚었다.
정인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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