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신탕·장어구이..대구 '백파더' 찾는 급식 경연대회 열린다

김윤호 2021. 4. 14. 00: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예산 맞춰 급식 수준 높이기 위해
대구교육청, 하반기 비대면 개최
급식 우수 초·중·고교 30여 곳 참가
나시고랭·피자 '급식맛집' 인기메뉴

‘새우와 전복 등을 넣어 푹 끓인 해신탕과 잘 구워진 장어구이, 커다란 바닷가재…’.

영양식을 판매하는 고급 식당 메뉴가 아니다. 대구 과학고등학교 급식에 실제 등장한 음식이다.

대구 과학고등학교 급식에 실제 나왔던 메뉴들이다. 바닷가재 요리와 잘 구워진 장어구이 반찬이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사진 대구시교육청]

올해부터 초·중·고 460여곳의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는 대구에서 이색 ‘급식 경연대회’가 열린다. 급식 예산을 초과하지 않으면서도 학교의 급식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음식 경연이다.

대구시교육청은 13일 “방송국 요리 프로그램인 ‘백파더’처럼 학교별 급식 조리 모습을 실시간 디지털 중계하면서 음식 솜씨를 겨루는 급식 경연대회를 하반기에 열 예정이다”고 밝혔다. 유명하고 실력 있는 요리사를 초청해 경연대회 심사와 진행을 맡길 계획이다.

대구 과학고등학교 급식에 실제 나왔던 메뉴들이다. 바닷가재 요리와 잘 구워진 장어구이 반찬이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사진 대구시교육청]

경연대회를 위해 대구시교육청은 대회에 참가할 만한 지역 급식 우수 학교를 선별 중이다. 오영민 대구시교육청 학교급식지원 담당은 “경연대회 참가 학교는 지역 초·중·고 460여곳 가운데 30곳 정도 될 것 같다”면서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 ‘급식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들, 지난해 12월 급식 우수학교로 앞서 선정된 곳이 참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급식 경연대회라고 해서 바닷가재 등 비싼 식재료를 마음껏 쓰진 못한다. 한 끼에 예산 안에서 일반 급식으로만 대회를 치러야 해서다.

전면 무상급식 시행에 따라 대구지역 학교는 1인당 급식 예산이 정해져 있다. 초등학교는 2800원, 중학교는 4120원, 고등학교는 4130원이다. 즉, 이 예산에 맞춘 식재료로 최대한 영양가 있고 맛있는 급식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의미다.

대구시교육청 김칠구 교육복지과장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퍼진 바닷가재 급식이나 대구 과학고의 장어구이 급식이 예산안에 가능한 거냐는 질문이 많은데, 이들 급식은 한 달에 한 번쯤은 학교 재량으로 급식 예산을 아껴 모아 특식으로 낸 메뉴다. 일반 급식과는 개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대구지역 ‘급식 맛집’ 학교들의 급식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대구시교육청이 지난해 2학기부터 최근까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학교는 한 끼에 예산안에서 다양하고 이색적인 일반 급식을 내고 있다.

대건고는 나시고랭을, 서부고는 사천식 고기볶음을 내기도 했다. 조암중은 치즈 김치볶음밥을, 신아중은 부지깽이나물밥, 월암중은 표고버섯 콩나물밥을 점심 메뉴로 정하기도 했다. 동부중은 수제 베이글미트볼피자와 수제 주머니빵쿼사디아도 점심때 냈다.

한 끼 예산이 2800원인 초교의 급식도 만만치 않았다. 서대구초는 시래기 영양밥을, 인지초는 야채 비빔밥을 급식으로 제공했다. 급식 경연대회 우승 학교는 대상 1000만원과 교육감 표창 등 푸짐한 부상이 주어진다.

한편 대구에선 지난해 부실한 학교 급식을 낸다는 비판을 한차례 받은 적이 있다. 지난해 상반기 SNS에 대구 일부 초교의 부실한 급식 사진이 나돌면서다. 계란 하나에 나물 무침 정도만 있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급식 사진이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식이 없을 때 임시방편으로 나갔던 메뉴였는데, 대구 급식이 부실한 거 아니냐는 오해가 생긴 것 같아 아쉽다”며 “제대로 급식 수준을 올리겠다”고 전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