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사건에 날 쫓아오던 '그놈' 떠올라" 스토킹 피해자 눈물

게티이미지뱅크

한 여성이 20대 남성에게 1년 넘게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며 최근 ‘김태현 사건’을 접한 뒤 가해 남성이 떠올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스토킹하고 성범죄 저지른 20대 남자를 처벌해주세요’란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이 20대 남성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상대방은 나를 좋아한다는 핑계로 매일 연락을 했고, 집착은 나날이 갈수록 심해졌다”며 “번호도 바꾸고 카톡도 차단하자 인스타그램으로 계속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메시지를 읽지 않으면 도배하듯 계정을 연속으로 파서 보냈다”고 했다.

이어 “결국 인스타그램도 탈퇴했다. 그러자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돈을 보내면서 메시지를 보냈다. 이렇게 1년 넘게 집착을 해왔다”며 “당시 SNS 팔로우 목록을 보고 남자랑 맞팔이 돼 있으면 나에게 따지고 간섭하면서 남자 친구 행세를 했다. 그만하라고 할 때는 나를 예민한 사람 취급하며 가스라이팅을 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A씨 또 “스토킹 말고도 우리 집에 무단으로 들어온 적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강제로 껴안고 입안에 혀를 넣으려고 하고 옷을 벗기려고 했다”며 “이런 행동을 했으면서 적반하장으로 나를 예민한 사람 취급하고 욕설도 했다.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떳떳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이런 일을 당한 뒤 내 편도 없고 상대는 떳떳하게 살아가고 있어서 짜증나는 마음에 자해도 했었다”며 “요즘 노원 세모녀 사건만 보면 무섭고 소름이 돋는다. 그 상대방이 떠올라 괴롭고 힘들다”고 했다.

이어 “나를 스토킹하고 성범죄를 저지른 남성을 처벌해달라. 제2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처벌해달라”고 덧붙였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수사 결과,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의 범행 동기는 스토킹으로 밝혀졌다.

국회는 지난달 24일 스토킹처벌법을 통과시켰다. 오는 9월 시행되는 법안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지속해서 따라다니거나 괴롭히는 등의 스토킹을 할 경우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간 스토킹은 경범죄로 분류되면서 ‘10만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그쳤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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