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파 당심'을 어찌 하오리까..與 당권주자 3인의 다른 선택
13일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우원식·홍영표 의원이 나란히 이재명 경기지사를 찾아갔다. 5·2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이 지사에 대한 구애였다.
우 의원과 홍 의원은 이날 오전 경기도청을 방문해 이 지사와 면담했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일정 중 10분씩 짬을 내 인근 경기도청을 찾았다. 이 지사를 먼저 만난 우 의원은 재보선 결과에 대해 “민심의 바다는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판단은 옳다”고 자성론을 꺼냈고, 이 지사는 “그렇다. 실용적인 민생 개혁에 신경 써야 한다”고 화답했다.
1시간 후엔 홍 의원이 이 지사를 찾아왔다. 홍 의원이 “성찰과 혁신 과정을 거쳐 대선에서 승리하게끔 힘을 모으는 게 새 대표가 할 일”이라고 말하자 이 지사는 “(국민들이) 확신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권 주자인 송영길 의원은 충북 일정 소화를 이유로 불참했지만 대신 부인이 경기도의회를 방문했다.
당권 주자들이 이 지사를 찾은 건 그가 민주당 지지층에게서 두터운 지지를 받기 때문이다. tbs가 의뢰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4월 9~10일)에서 이 지사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47.0%를 얻어 이낙연 전 대표(31.2%)를 따돌리고 1위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
민심과 당심의 괴리…각기 다른 해법
당권 주자의 셈법은 단순하지 않다. 이 지사에 너무 접근했다간 그를 비토하는 친문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이 지사를 멀리하면 그의 지지층을 잃을까 걱정이다. 소위 ‘당심’과 ‘민심’의 괴리현상이 전당대회으로도 이어질 수 있단 얘기다.
송 의원은 일단 ‘민심’쪽에 무게를 싣는 듯 했다.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회의원은 특정 이익, 특정 계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구와 국민 전체를 대변하는 헌법 기관”이라며 문파를 겨냥했다. 이어 “무주택자는 90%까지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자”며 문재인 정부의 대출규제를 뒤집는 제안을 했다. 송 의원은 당원을 상대로 ‘민주당에 어떤 쇄신이 필요한가’라는 설문을 돌렸다. 송 의원 측 인사는 “합리적인 대다수 당원 판단은 민심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는 홍 의원은 상대적으로 ‘당심’쪽에 호응하고 있다. 그는 전날 MBC라디오에서 “당심과 민심은 다르다고 하는데 (당심도) 민심의 하나”라거나 “(문파가 주장하는) 언론·검찰개혁은 큰 방향에서 틀리진 않았다”는 주장을 폈다.
계파색이 옅은 우 의원은 ‘민생·개혁’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13일 MBC라디오에서 “친문, 비문의 전당대회가 아니라 국민 삶 문제를 개혁해가는 ‘민생’ 전당대회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엔 “손실보상 소급적용으로 정면돌파하자”고 적었다. 민주당의 당직자는 “계파보단 개혁이슈로 당원들을 끌어모으는 전략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엄마는 성매매 요구, 연인은 강제 성관계…'세기의 디바' 기구한 삶
- "윤석열, 문재인 정권 타격 안 주려고 조국 수사했다더라"
- "아직 700명밖에 안 죽었다...천천히 오라" 미얀마서 퍼지는 이 사진
- "식당주인 말도 기억" 윤석열 책에…회자되는 김종인 '파리론'
- 오세훈 '상생 방역'에...민주당 신현영 "내가 주장한 내용과 동일"
- "건방지게..." "합당 답 줘" 기립박수 받던 안철수에게 찾아온 잔인한 4월
- 강남 야산에 목 매단 섬뜩한 마네킹들의 정체
- ‘김정현 조종 의혹’ 서예지, 영화 ‘내일의 기억’ 시사회 불참
- 세계 최대 129㎝ '기네스북 토끼' 도난 사건…포상금 내걸렸다
- ‘괴물’ 아역 성장사 쓴 여진구 “이제야 연기 조금 알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