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파 당심'을 어찌 하오리까..與 당권주자 3인의 다른 선택

김효성 2021. 4. 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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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권주자인 홍영표 의원(오른쪽)은 13일 이재명 경기지사를 경기도청에서 만났다. 홍 의원은 지난 2월 말에도 이 지사 공관을 비공개로 찾아 저녁을 함께했었다. 홍 의원 측에선 "경기 지역 당원에 영향력이 강한 이 지사와 접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한다. 연합뉴스

13일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우원식·홍영표 의원이 나란히 이재명 경기지사를 찾아갔다. 5·2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이 지사에 대한 구애였다.

우 의원과 홍 의원은 이날 오전 경기도청을 방문해 이 지사와 면담했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일정 중 10분씩 짬을 내 인근 경기도청을 찾았다. 이 지사를 먼저 만난 우 의원은 재보선 결과에 대해 “민심의 바다는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판단은 옳다”고 자성론을 꺼냈고, 이 지사는 “그렇다. 실용적인 민생 개혁에 신경 써야 한다”고 화답했다.

1시간 후엔 홍 의원이 이 지사를 찾아왔다. 홍 의원이 “성찰과 혁신 과정을 거쳐 대선에서 승리하게끔 힘을 모으는 게 새 대표가 할 일”이라고 말하자 이 지사는 “(국민들이) 확신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권 주자인 송영길 의원은 충북 일정 소화를 이유로 불참했지만 대신 부인이 경기도의회를 방문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오른쪽)은 13일 이재명 경기지사를 경기도청에서 만났다. 우 의원과 이 지사는 공개발언 뒤 이 지사 사무실에서 담소를 더 나눴다. 연합뉴스

당권 주자들이 이 지사를 찾은 건 그가 민주당 지지층에게서 두터운 지지를 받기 때문이다. tbs가 의뢰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4월 9~10일)에서 이 지사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47.0%를 얻어 이낙연 전 대표(31.2%)를 따돌리고 1위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민심과 당심의 괴리…각기 다른 해법

당권 주자의 셈법은 단순하지 않다. 이 지사에 너무 접근했다간 그를 비토하는 친문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이 지사를 멀리하면 그의 지지층을 잃을까 걱정이다. 소위 ‘당심’과 ‘민심’의 괴리현상이 전당대회으로도 이어질 수 있단 얘기다.

송 의원은 일단 ‘민심’쪽에 무게를 싣는 듯 했다.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회의원은 특정 이익, 특정 계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구와 국민 전체를 대변하는 헌법 기관”이라며 문파를 겨냥했다. 이어 “무주택자는 90%까지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자”며 문재인 정부의 대출규제를 뒤집는 제안을 했다. 송 의원은 당원을 상대로 ‘민주당에 어떤 쇄신이 필요한가’라는 설문을 돌렸다. 송 의원 측 인사는 “합리적인 대다수 당원 판단은 민심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왼쪽)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코노믹포럼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원희룡 제주지사. 오종택 기자

반면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는 홍 의원은 상대적으로 ‘당심’쪽에 호응하고 있다. 그는 전날 MBC라디오에서 “당심과 민심은 다르다고 하는데 (당심도) 민심의 하나”라거나 “(문파가 주장하는) 언론·검찰개혁은 큰 방향에서 틀리진 않았다”는 주장을 폈다.

계파색이 옅은 우 의원은 ‘민생·개혁’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13일 MBC라디오에서 “친문, 비문의 전당대회가 아니라 국민 삶 문제를 개혁해가는 ‘민생’ 전당대회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엔 “손실보상 소급적용으로 정면돌파하자”고 적었다. 민주당의 당직자는 “계파보단 개혁이슈로 당원들을 끌어모으는 전략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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