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약'인 삼중수소.."방류 막고 미래 기술로 처리해야"
13일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에 환경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환경운동연합 등 국내 31개 단체가 연합한 탈핵시민행동은 이날 성명서에서 “방사능 오염수를 인체에 무해한 수준으로 희석해 순차적으로 방류해도, 바다에 버려지는 방사성 물질의 총량은 변함이 없다”며 “해양 생태계를 넘어 인간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바다는 쓰레기통이 아니다. 일본 정부가 무슨 권리로 바다를 더럽히는가”라고 물으며 일본 정부의 결정을 ‘핵테러’로 규정했다. 서울청년기후행동도 이날 오전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어민들도 크게 반발하고 주변국도 반대하는데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오염수 방출을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하며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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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오염수가 뭐길래…'삼중수소' 현재 기술로 제거 안돼
환경단체 등은 후쿠시마 발전소의 오염수에 담긴 삼중수소(트리튬)의 위험성에 주목한다. 후쿠시마 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는 2011년 폭발 이후 노심용융이 일어난 연료봉 주변으로 지하수와 빗물이 끊임없이 지나가며 방사능을 흡수해 생긴다. 그린피스는 지난해까지 총 137만㎥의 오염수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방사능 오염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을 활용해 한 차례 처리과정을 거친다. 오염수에 포함된 여러 방사능물질 중 세슘, 스트론튬 등 물질은 ALPS를 통해 제거할 수 있지만, 삼중수소는 현재 기술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오염수에 그대로 남게 된다.
삼중수소는 반감기가 12.3년이다. 12.3년마다 양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로, 완전히 사라지는 데에는 수십년이 걸린다. 삼중수소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 바다로 흘러가게 되면 물이나 수산물을 통해 인체에 피폭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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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 "보관할 곳 없다" vs 그린피스 "공간은 충분"
현재 오염수들은 검정 비닐백에 담겨 후쿠시마 원전 주변 공터에 쌓여있다. 일본 정부는 '더 이상 저장공간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해양방류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그러나 그린피스는 지난해 일본 경제산업성 소위원회의 오염수 보고서를 토대로 2022년 이후에도 후쿠시마 발전소 인근에 추가 저장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지적했다.
아울러 환경단체들이 주장해온 '오염수 장기 보관으로 방사능 준위를 자연적으로 낮추고, 이후 발전된 기술로 방사능을 제거하자'는 방안에 일본 경제산업성도 부분적으로 동의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때문에 그린피스는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려는 결정은 과학적 분석에 따른 게 아니라 일본 정부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고려한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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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오염수 막을 의지 있나"
이날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에 한국 정부는 "일방적인 조치, 용납할 수 없는 조치"라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하여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환경단체는 그동안 한국 정부 대응이 미온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린피스의 장마리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그린피스가 지난 2년간 한국 정부가 나서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비해 국제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정부는 일본에 정보 공개 요청 외에 가시적인 성과를 낸 적 없었다"고 비판했다.
장마리 캠페이너는 "일본 정부가 방류 결정을 발표한 즉시 국제법을 활용한 강력한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과연 오염수 방류를 막을 의지가 있나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 해양법에 따른 잠정조치청구는 즉각적인 효력이 있는 대응방안인데, 당장 권리행사를 하지 않으면 후쿠시마 사고의 대가를 한국 국민이 치르게 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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