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주인 "'심정지 여아' 부모, 3주전 왔다..특이점 없어"

박은주 2021. 4. 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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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아빠가 서글서글한 성격이었는데. 학대 정황이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생후 2개월 여아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인천시 부평구의 한 모텔 주인 김모(56)씨는 여아 부모의 학대를 의심할 만한 점이 없었다고 13일 연합뉴스에 말했다.

김씨는 A씨가 D양을 학대했을 가능성에 대해 "딱한 마음이 들어 아이 목욕을 시켜주려고 물었더니 본인이 같이 욕조에 들어가 무릎에 눕혀 놓고 씻겼다고 했다"면서 A씨가 자녀들에게 애착이 있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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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2개월 여아와 부모가 머물던 모텔 객실. 연합뉴스


“애들 아빠가 서글서글한 성격이었는데…. 학대 정황이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생후 2개월 여아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인천시 부평구의 한 모텔 주인 김모(56)씨는 여아 부모의 학대를 의심할 만한 점이 없었다고 13일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날 이 모텔에서는 2층 객실에 묵던 A씨(27)가 생후 2개월 딸을 학대한 혐의로 체포됐다. 아내 B씨(22)는 사기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김씨는 약 3주 전인 지난달 21일 A씨와 B씨를 처음 봤다고 한다. 두 사람은 그때부터 매일 3만5000원의 숙박비를 내며 3평 남짓한 객실에 투숙했다. 아들 C군(2)과 생후 2개월 된 딸 D양도 함께였다. 김씨는 “(부부가) 보통 음식은 배달을 시켜 먹었고 아이들은 분유를 먹이는 것 같았다”며 “종종 가족 모두 외출했는데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가 내려졌던 B씨가 경찰에 체포되면서 이들 가족의 보육 형편이 급격히 나빠졌다. 김씨는 “아빠 혼자서 어린아이들 2명을 키우기 힘들어 보여 밥을 차려준 적이 있다”면서 “아무래도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아이들이 많이 보채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김씨는 A씨가 D양을 학대했을 가능성에 대해 “딱한 마음이 들어 아이 목욕을 시켜주려고 물었더니 본인이 같이 욕조에 들어가 무릎에 눕혀 놓고 씻겼다고 했다”면서 A씨가 자녀들에게 애착이 있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학대로 의심할 만한 상황이 없었다는 것이다. 김씨는 객실 안에서도 “부모의 여벌 옷, 분유 2통, 유모차, 아이들 옷가지와 장난감 정도만 나왔다”며 특이점이 없었다고 했다.

A씨는 이날 0시3분쯤 “딸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를 접수했다.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D양은 호흡을 하고 있었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A씨는 구급대원에게 “오후 11시쯤까지 딸의 상태는 괜찮았고 울다가 자는 것도 봤다”며 “어디서 떨어진 적도 없는데 아이 상태가 이상해 곧바로 119에 전화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호흡이 정지된 상태가 좀 지난 것처럼 아이의 팔과 다리에서 피부가 푸른색을 띠는 청색증이 확인됐고, 코안에서는 출혈이 보였다”고 말했다.

D양은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정밀 검사 결과 뇌출혈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소방당국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고 출동해 D양이 학대를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하고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딸을 들고 있다가 실수로 벽에 부딪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 가족은 지난해 10월 인천시 남동구의 한 빌라에 월세를 얻고 전입 신고를 했으나, 보증금 문제로 지난달부터 모텔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가 체포되자 홀로 모텔에서 어린 남매를 돌보게 된 A씨가 홧김에 D양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현재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했으며,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학대 정황이 담긴 메시지가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D양의 오빠 C군은 부평구 소재 보육시설에 입소한 상태다. 앞서 B씨가 체포된 뒤 남동구 측에서 A씨를 만나 자녀들의 보육시설 입소나 일반 가정 위탁을 권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는 생계유지를 위해 자신은 일하고, 아이들은 보육시설에 맡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C군과 D양은 입소 전 건강검진이 예정돼 있었으나, D양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며 C군만 홀로 입소하게 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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