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님, '조국 사태-강성 지지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소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윤호중(왼쪽), 박완주 원내대표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제2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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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와 강성 지지자.
언젠가부터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좀처럼 들춰지지 않았던 문제다. 하지만 4.7 재보궐선거 패배 후 쇄신 방안을 고민하는 민주당을 향해 안팎에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끊임없이 묻고 있는 사안이다.
13일 오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나란히 앉은 윤호중·박완주 두 원내대표 후보 역시 이 질문을 피할 수 없다. 최근 2030 의원들의 입장문에서 조국 사태가 언급된 후 여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원내대표 후보를 제외한 172명의 민주당 의원들 역시 후보들의 생각을 궁금해 했다. 사회자인 박성준 의원이 미리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받은 질문 중 추첨으로 뽑은 첫 공통질문이기도 했다.
▲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제2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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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의원은 "조국 전 장관과 관련돼 우리 국민들 사이에, 또 지지자들 사이에도 많은 견해가 엇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하지만 평가는 분명했다. 그는 "조국 전 장관 문제는 검찰총장이 대통령의 인사에 개입한 부적절한 사건"이라며 "조국 전 장관의 모든 가족사가 정의롭고 국민들 눈에 공정했다고 보진 않지만, 사법제도의 균형과 형평이 무너진 사건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2018~2020년 민주당 사무총장으로서 당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윤 의원은 "저희 당은 대단히 많은 논란을 거듭한 끝에 대통령이 임명한 조국 장관을 지키는 데에 노력했던 바가 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국민들, 특히 청년층의 비난을 샀고 우리 당이 대단히 힘든 과정을 겪기도 했다"며 "(조국 사태가) 그 원인이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으나 이 사건은 이미 1년 반 이전에 진행된 사건이고, 지난해 총선을 통해서 충분히 국민들의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박완주 의원은 "이번 선거 패인 중 하나가 조국 사태 영향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저는 하나의 이유 때문에 심판받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국민들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과정에 비판하고 공분했다"며 "저 또한 검찰청 앞에 가서 시위에 참여하고 정부와 집권여당은 그러한 부분(조국 전 장관)을 지켜내는 것이 정의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 문제에 "젊은층이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던 부분이 있다"고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조국 사태 자체를 논하는 게 마치 금기를 넘는 것처럼 하는 당의 문화는 옳지 않다"며 "원내대표 선거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1년 반 전 이야기이지만, 당내에서 이 부분을 평가할 수 있냐 없냐를 갖고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개인적으론 혁신에 성역은 없다고 본다"며 "있는 그대로 냉철하게 평가하고, 국민들이 어떻게 수용했고,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정확히 성찰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원내대표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제2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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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은 또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윤호중 의원이 '강성 지지자'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했다. 당에서 사전에 접수한 질문을 후보가 직접 추첨해 답변하는 시간에 윤 의원은 공교롭게도 두 번이나 연달아 이 사안을 마주했다. 그만큼 많은 의원들이 관심있는 주제였다.
윤 의원은 우선 "강성 지지층이라고 표현했는데, 좀더 당을 열혈지지하는 분들은 적극적으로 자기 의사를 표하고 문자나 SNS 활동을 활발히 한다"며 "어떤 면에서 보면 당내 민주주의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다만 "꼭 당부드리고 싶다"라면서 "우리 당은 민주주의 정당이고, 다른 의견을 가졌다고 말을 못하면 민주주의 정당이 아니다. 다른 의견이라고 불편해하거나 욕설·폄하발언하는 것은 되도록 삼가달라"고 부탁했다.
박 의원은 직접적인 질문은 받지 않았으나 '당심과 민심이 충돌하지 않고 통합해서 결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란 질문에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당원들의 의견을 받아서 당헌당규를 개정해 이번에 후보를 냈는데, 민심은 그렇지 않았다"며 "유불리에 따라 당의 입장이 변하는 것을 오만하다고 평가했다"고 봤다.
이어 "민심을 이길 수 있는 당심은 없다"며 "검찰개혁을 후퇴시킬 생각은 없으나 중대범죄수사청 논의를 진행할 때 많은 국민들이 '왜 또 저러지?' 이러면 속도조절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개혁의 성과는, 정치의 본령은 국민을 편하게 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잃었을 때 이번처럼 호된 심판과 회초리를 맞을 거다. 당내 소통을 정말 원활하게 하면, 함께 이기는 대선이 된다"고 했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4월 15일 오전 10시 한 차례 더 후보 토론회를 열고 4월 16일 오전 10시 원내대표 선거를 진행한다. 초선의원모임 '더민초'도 14일 오전 9시반에 따로 두 원내대표 후보를 초청해 이번 선거 결과 분석과 대책, 향후 원내 운영방안과 민주당 혁신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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