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단체가 '찬핵'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김보성 2021. 4. 1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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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여러분의 뜨거운 지지가 박형준이 잘나서, 국민의힘이 잘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만하고 독선에 빠지면 언제든 무서운 심판의 민심이 우리를 향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겠다."

박형준 부산시장을 상대로 한 부산지역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의 기자회견 자리에 지난 7일 투표일 당선 소감 발언이 다시 소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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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부산연대 "핵발전 주장 시대착오적..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 대응해야"

[김보성 기자 kimbsv1@ohmynews.com]

 부산지역 70여개 단체로 꾸려진 탈핵부산시민연대가 13일 부산시청을 찾아 박형준 신임 부산시장에게 바라는 탈핵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김보성
"시민 여러분의 뜨거운 지지가 박형준이 잘나서, 국민의힘이 잘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만하고 독선에 빠지면 언제든 무서운 심판의 민심이 우리를 향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겠다."

박형준 부산시장을 상대로 한 부산지역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의 기자회견 자리에 지난 7일 투표일 당선 소감 발언이 다시 소환됐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녹색연합, 부산에너지정의행동 등 13일 부산지역 70여 개 단체로 이루어진 탈핵부산시민연대는 부산시청 앞에서 '원자력발전소 활용'을 외치는 신임 부산시장에게 "당선 소감대로 시정을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위험성에 원전을 줄이려는 세계적 흐름과 역행하며 '독선적'으로 에너지 정책을 펼쳐선 안 된다는 경고다.

부산시 탈원전 기조 변화? 환경단체 우려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한 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로 부산시의 시정 기조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원전 관련 정책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박형준 시장은 지난 선거 방송토론에서 탈원전을 외치는 김영춘 민주당 후보와 번번이 각을 세웠다. "원전 경쟁력을 위해 원전을 줄이면 안 된다"던 박 시장은 노후원전도 얼마든지 검사를 거쳐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했다. 설계수명 만료를 앞둔 고리 2호기 등에 대한 부산시의 대응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심지어 "(원전사고가 발생했던) 미국 스리마일이나 일본 후쿠시마도 원전 사고로 인명피해가 1명도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리나라 원전의 안정성이 세계 최고라는 발언과 함께 박 시장은 "과학 기본도 갖고 있지 않으면서 불필요한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상대 후보를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원전 운용을 병용하는 것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보다는 원전 중심의 발전에 더 크게 힘을 실었다. 이는 원전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기조에 완전히 선을 긋는 태도다. 고리1호기 폐쇄 등에 힘을 실어 온 기존 부산시의 정책과도 배치된다. 지난 시기 부산시의 원전 정책은 시민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부산지역 70여개 단체로 꾸려진 탈핵부산시민연대가 13일 부산시청을 찾아 박형준 신임 부산시장에게 바라는 탈핵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김보성
 
탈핵단체는 이러한 '찬핵' 정책을 우려하고 있다. 후쿠시마 참사 관련 사망자 3500명, 원전 밀집과 고준위 핵폐기물의 위험성을 먼저 언급한 탈핵부산시민연대는 "이 때문에 세계는 점점 에너지정의의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계속 핵발전을 하자는 주장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 지적은 박 시장의 방송토론 주장에 대한 반박 성격이기도 했다.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강행에 대해서도 탈핵부산연대는 "핵발전 사고가 지역과 국경, 세대를 넘나들며 위험을 안겨주고 있다는 증거"라며 문제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에 대한 부산시 차원의 항의 등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현장에서 만난 강언주 부산에너지정의행동 활동가는 신임 시장에 대한 걱정부터 내비쳤다. 그는 "후보 시절 탈핵 정책과 관련한 정책요구안을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안전을 책임져야 할 부산시장이 핵발전을 옹호하고 고수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성현 부산환경운동연합 활동가도 "핵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시민의 바람은 안중에도 없다"라며 "350만 시민의 안전으로 볼모로 잡아선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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