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손들어 준 미국..'국제공조 압박' 정부 구상도 차질

전웅빈,정우진 2021. 4. 1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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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에 대해 미국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한국 정부의 외교적 대응이 위기에 봉착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주변국과 협력해서 국제 해양오염방지조약에 기대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데 이제는 사실상 일본 정부의 결정을 막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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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시민방사능감시센터 회원들이 지난달 25일 서울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방사능 위험 도쿄 올림픽 중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날 일본 후쿠시마에서는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됐다. 뉴시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에 대해 미국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한국 정부의 외교적 대응이 위기에 봉착했다. 중국이 일본에 재검토 결정을 요구하며 강한 우려를 드러냈지만,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염수 방출 문제는 한·일 관계의 또 다른 갈등 요인으로 떠오를 우려 역시 높아졌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인데다 미 바이든 행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일 3각 공조를 강조하고 있어서 한국의 입장이 곤혹스러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일본은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투명한 태도를 취했다. 국제적으로 수용되는 핵 안전 기준에 부합한 접근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방류 결정을 위한 노력의 투명성에 감사한다”는 트윗을 올렸다.

반면 중국은 외교부 담화문을 통해 “일본 측이 안전 조치 수단을 충분히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반대를 무릅쓰고 주변국 및 국제사회와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배해(排海·바다로 배출)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핵폐수 처리 문제를 재검토하고, 이해 당사국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충분히 협의·합의할 때까지는 독단적으로 배해를 개시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미국과 중국의 배치된 시각은 오염수를 처리수, 핵폐수 등으로 각각 달리 표현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처리수는 일본 정부가 오염수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쳤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다. 미국은 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일본 측 손을 들어준 것이다. 반면 한국 정부나 환경단체들은 오염수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도 위험성을 강조한 ‘핵폐수’ 용어를 사용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국제사회 공조를 통해 일본을 압박한다는 구상이었지만 미국이 일본 측에 서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한국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주변국과 협력해서 국제 해양오염방지조약에 기대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데 이제는 사실상 일본 정부의 결정을 막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정부가 IAEA 협조를 받아 일본 정부를 감시하겠다고 하는데 너무 미온적인 대응”이라며 “일본은 IAEA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후원금을 내고 있어 일본 측 입장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조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2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을 둘러본 뒤 기자회견을 갖고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국제 관행에 부합하고, 전 세계 원전에서 비상사태가 아닐 때도 해양방류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웅빈 정우진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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