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아닌 스킬의 시대 일의 정의를 바꿔라

2021. 4. 1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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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을 힘들게 했던 이유 중 하나는 일자리였다. 출산 후 경력 단절은 몸도 마음도 힘들게 했다. 코로나19로 더 많은 김지영들이 전 세계적으로 생겨날 전망이다. 맥킨지가 미국, 중국, 프랑스, 독일, 인도, 일본, 스페인, 영국 8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약 1억명의 근로자들이 2030년까지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팬데믹 이전 예측보다 12% 증가한 수준이고, 선진국은 25%나 증가해 충격이 더 클 전망이다. 미국은 학사 학위가 없는 근로자의 직업 전환율이 학위 소지자 대비 1.3배 높았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에서는 여성의 직업 전환율이 남성보다 3.9배 높았다. 1965년생 고졸 기술자 미국인 밥도, 1990년생 독일 여성 클라우디아도 향후 더 큰 노동 시장의 충격에 노출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 같은 노동 시장 대전환 과정에서 기업은 중요한 역할을 함과 동시에 세 가지 분야의 기회에 주목할 만하다. 첫째, 일의 재정의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다. 팬데믹은 훨씬 많은 작업이 디지털 도구를 통해 원격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상담, 원격 의료, 가상현실을 통한 초정밀 기계 수리 등이 그렇다. 선진국의 경우 노동자의 약 20~25%는 주 3~5일 정도 재택근무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핵심 업무 재설계를 통해 프로세스 합리화와 업무의 효율 증진도 가능하다. 이로 인해 사무실 공간은 향후 평균 30% 감소하고, 가상 미팅이 출장을 대체함으로써 약 20%의 비즈니스 관련 여행 수요가 사라질 수 있다. 미국과 인도 기술 기업들은 특정 직군에 대해 영구적으로 원격 근무를 허용하는 프로그램을 도입 중이다.

둘째, 재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이다. 맥킨지 설문조사에 답한 임원 68%는 코로나19로 자동화와 AI 도입을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신체나 수작업 스킬, 기초적인 인지 스킬을 많이 사용하는 직군은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하위 20% 임금 직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업무 68%에 이 같은 스킬을 사용한다. 반면 임금 수준이 상위 40%인 근로자들은 그 비율이 20% 미만이다. 고용 유지를 위해서는 저임금 근로자 절반 이상이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직군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업은 이 과정에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월마트는 시급 근로자들이 매장 매니저, 공급망 관리 등 전문 분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부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알리바바는 아예 경영대학을 설립했다. 셋째, 학위가 아닌 스킬에 중점을 두는 마인드 전환이 필요하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임시직 경제) 시대에는 프리랜서, 단기 고용 등 새로운 형태 근로자가 늘어날 것이다. 아마존은 팬데믹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40만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했고, 2020년 상반기 중국의 4개 선두 플랫폼 업체는 500여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향후 디지털 경제에서는 학위가 아닌, 스킬에 기반한 채용을 통해 다양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 구글, 힐튼호텔, IBM 등 선두 업체들은 일부 직군에서 학위 요구 사항을 없애고 있다. 컴퓨터 엔지니어 채용 시 개인적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나 코딩 캠프 등에서 배운 기술도 인정해주는 식이다.

[성정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중국 소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4호 (2021.04.14~2021.04.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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