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활용의 나쁜 예?..김남국, 좌표 찍고 "소통하자" 구설

임지혜 2021. 4. 1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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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더 가깝게 소통하고 싶어"
野 하태경 "커뮤니티 생태 망쳐"..이준석 "주변과 대화해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및 연합뉴스 사진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대형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 유저들과 소통 계획을 밝혔다가 곧바로 친문 성향 사이트에 해당 커뮤니티 가입을 독려하는 글을 써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인이 커뮤니티 간 분란을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야당은 "맛 좀 봐라는 식의 공격" "그냥 주변 사람과 대화를 많이 해라"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은 청년 커뮤니티 공격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며 "김 의원이 자신의 지지세력을 이끌고 펨코 등 청년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소통하겠다고 한다. 이게 어떻게 소통인가. '맛 좀 봐라'식의 좌표찍기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 의원은 "보통 커뮤니티는 일정 추천을 받으면 베스트글이 돼 많은 관심을 받는다. 그래서 유저들은 더 재미있는 유머, 더 유익한 정보를 올리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면서 "거기에 유명인이 등장하면 단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베스트 글을 쉽게 점령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무비판 추종자까지 생겨 커뮤니티의 생태를 망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하 의원은 "국회의원이 자신들의 추종자를 이끌고 습격하듯 쳐들어온다? 이건 청년을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커뮤니티를 박살내러 공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및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도 비판에 나섰다. 

이 전 최고위원은 "그냥 20대 남성에서 72%가 민주당 싫어하는 것 같으면 길가는 20대 남성 100명 중 72명과 대화하는 것이 더 정확하고 빠르다"면서 "김 의원실 보좌진 중에 20대 남성이 있으면 그중 72%도 비슷한 생각일거다. 김 의원실 내의 모든 사람이 72%에 해당하지 않으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냥 주변 사람과 대화를 많이 하자. 실체 없는 커뮤니티 찾아다닐 것 없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야권의 비판은 최근 김 의원이 2030 청년들의 목소를 듣겠다며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 계획을 밝히면서 '좌표 찍기' 논란이 일은데 따른 것이다. 

앞서 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에펨코리아 유저 분들을 찾아뵈려고 한다. 저에 대해 가장 많은 비판을 하는 사이트인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 "용기를 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 더 가깝게 소통하고 민주당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하게 갑자기 확 바뀌기 어렵다. 잘 아시는 것 처럼 당내 상황도 있고, 에펨코리아 유저분들이 고민하시는 것처럼 여러 어려움이 있다"면서 "그럼에도 듣고 싶다. 바꿀 수 있는 작은 것들이 있으면 바꿔나가고, 민주당 내에 의원님들 생각을 조금씩 바꿔 나갈 수 있도록 생각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에펨코리아 사이트 캡처
문제는 김 의원이 딴지일보 게시판에도 글을 남기면서 불거졌다. 김 의원은 이곳에 "에펨코리아를 비롯해서 에브리타임 등등 여러 사이트에서 직접 소통하고 우리 당이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해나가겠다"며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말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딴게이(딴지일보 회원) 선배님들께서 말씀해주신 에펨코리아를 비롯해 여러 커뮤니티 소통 창구를 함께 하겠다. 다들 가입해 달라. 필수다"라고 남겼다. 

김 의원이 에펨코리아를 소통 상대로 설정한 것은 4·7 재보궐선거 방송3사 출구 조사에서 20대 남성 72.5%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에펨코리아가 2030세대 남성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친문 성향이었다가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면서 반문으로 돌아선 온라인 커뮤니티로 알려져 있다. 

반면 딴지일보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만든 친문 성향 커뮤니티다. 이 때문에 일부 누리꾼들은 김 의원이 에펨코리아 유저들과 소통할 때 친문 지지자들이 나서 자신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라는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김 의원의 글로 커뮤니티 유저 간 갈등 조짐이 보이자 '에펨코리아' 운영진은 이날 공식입장을 내고 "이곳에 좌표를 찍지 마시라"며 "상식적으로 정치인이 소통을 명목으로 타 사이트에 좌표를 찍는 행위는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사이트 내에서도 분쟁이 크게 생겨 회원가입도 임시로 막았다. 타 사이트에 피해 주는 행위는 자제를 부탁드린다. 정상적인 인터넷 활동 부탁드린다"고 썼다.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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