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장관, '서울형 방역'에 우려.."자가진단키트 도입 신중해야"

"수도권 확진자 더 폭발해 감당 안되는 수준 될수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13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서울형 상생방역'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자칫 유행이 더 폭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전문가 등과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서울과 경기에서 확진자가 절반 이상 나오는데 여기에서 더 폭발적으로 나타나 당국이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 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근 서울시는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을 계획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업종별 영업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유흥시설에 대해서도 자가진단키트 도입을 전제로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려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권 장관은 "현장에서 수칙이 작동되려면 업주가 확실하게 그런 조치를 해주고, 이용자들이 따라줘야 한다는 두 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유흥시설은 대개 술을 마시는 곳이다 보니 방역수칙을 준수하라고 요구하고 또 준수하는 것이 과연 쉬울까 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 당국도 거리두기 단계를 내린 뒤 유흥시설에 대한 영업제한을 풀었는데 부산, 경남 등에서 확진자가 크게 나오고 있다"며 "자율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겠다고 했는데 작동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가진단키트 도입에 대해서도 "만약 '양성'인데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 감염이 전파될 수 있는 요인이 더 커진다"며 "보조적으로 쓸 수는 있으나 이런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전문가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단 권 장관은 서울시를 포함한 각 지자체가 방역조치 권한을 갖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금 서울, 경기 지역의 확진자 수가 전국의 60∼70%가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유흥시설 등에 대한 조치를 선별적으로 하는 것이 시민들의 안전이나 감염 방지에 좋은 방안인지, 다른 방안은 없는지 등을 생각해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어 "지금껏 지자체와 관계 부처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관련 조치를 조율해왔다"며 "전국이 일일생활권이고 서울은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진행할 경우 위험 요인이 더 증가할 수 있어 서울시와 잘 협의하고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장관은 코로나19의 현재 유행 상황을 '4차 유행의 문턱 또는 초입'이라고 평가하며 "감염 재생산지수가 1.2를 넘어 1명이 1∼2명을 감염시킬 수 있는 만큼 위험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행 상황이 심화되는 상황에도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 의료대응 여력이 있다고 봤고,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고 있는 업종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부분을 감안해 '핀셋 방역'을 했다"고 설명했다.

백신과 관련해서는 "상반기 도입하려는 백신이 2080만회분인데 이는 12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물량"이라며 "원부자재 확보를 통해 노바백스 백신 2000만회분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할 수 있게 됐고 모더나 백신 등도 일정에 따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