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 칼럼] 갑자기, 여권 대권 후보들이 다 사라져 버렸다

데스크 2021. 4. 13. 11: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년 만에 정치 지형 180도 뒤집혀..여당은 기근, 야권은 풍년
서울과 부산 시장 당선으로 국민의힘 차차기 인물 자원도 확보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중도우파인 필자는 한국 정치, 특히 정권 교체와 관련해 지난해 초부터 일관되게 낙관론을 펼쳐 왔다.


반대로 꽤 많은 보수우파 사람들은 일관되게, 비관론으로 한탄하고 체념했다. 경계하고 질책하고 냉소하는 게 약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큰 힘이 되지는 못한다. 잘못하면 패배주의로 흐르기 쉽다.


세상이 격변했다. 위세 당당하던 대통령 문재인과 민주당이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조용해졌고, 뭘 해도 안 되기만 하던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에는 활기가 돌고 있다. 이 대목에서 비관론자들의 경고가 들리는 듯하다. 자만에 빠지면 그 순간 끝이라고…….


그러나 야당은 지금 환호작약(歡呼雀躍, 크게 소리를 지르고 뛰며 기뻐함)하지 않는다. 자기들이 잘해서 이긴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보선은 위선과 무능, 오만과 독선, 내로남불에 (내부 입법 정보 또는 개발 정보 이용) 범죄까지 저지르는 집단에 대한 국민의 염증과 분노가 폭발한 것이었다.


그러고도 이들은 반성하지 않는다. 겉으로만 반성한다고 하지 속은 원래 그 마음, 그 생각 그대로라는 것을 대통령부터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국민은 부동산 대란에 분노하고 있는데, 문재인은 여전히 부동산 적폐 청산 타령이다. 이 와중에 180석 가졌을 때 검찰과 언론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말하는 민주당 의원들도 있다.


이런 식으로 별 변화 없이 몇 달 더 지나가면 내년 3월 대선은 보나 마나다. 집권 여당은 민심은 또 변할 것이라며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이번 보선으로 백신을 맞은 셈이라고 자위를 하는 것이 그 방증이다. 반성하고 노력하지 않아도 민심은 돌아오는가?


또 예의 비관론자들도 대선은 모른다고 경계론을 펼 것이다. 그러나 필자와 다수 국민은 확신할 수 있다. 오세훈과 박형준이 압승한 정치와 경제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여당 필패, 야당 필승이라는 것을…….


벌써 여야의 대선 후보 인물 사정이 1년 만에 180도로 뒤집혔다. 갑자기 여당에는 인물이 다 없어져 버렸고, 야권에는 씨알 굵은 사람들이 풍성해졌다. 실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이고 상전벽해(桑田碧海)다.


여권에 왜 인물이 기근(飢饉, 최소한의 수요도 채우지 못할 만큼 심히 모자라는 상태)인가? 그 많던 사람들이 왜 갑자기 다 실종돼 버린 것처럼 보이는가? 보선에서 민의가 심판했기 때문이다. 586 운동권 출신들은 부패한 기득권층이 됐으며 내로남불 위선과 무능의 대명사들이 됐다.


이들은 대권 도전은커녕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살아남는 걸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정당을 심판한 이번 민의가 586 같은, 먹고 사는 일은 평생 한 번도 안 해 보고 입으로만 살아 온 꾼들도 이제는 정리해야 한다는 쪽으로 다음 선거에서 정해지면 이들의 정치 생명은 끝이다. 이인영, 임종석, 이광재 등 신문에 간간이 내년 대선의 잠재적 후보들로 거론되는 이들이 그런 인물들이다.


586 친문 패거리와 한 편이 돼 자기 목소리는 없이 진보좌파 대권 후보 자리를 장기간 누려 온 이낙연도 이번 보선으로 운명이 갈렸다. 그는 여권 경선도 치르기 전에 스스로 낙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생력을 가지지 못한, 이런저런 타산(이용 가치?)으로 (김대중의) 스카우트와 (문재인의) 발탁으로 몸값이 높아진 이의 한계다.


총리직을 그만두고 대권 도전을 모색하고 있는 듯한 정세균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예전에 쓴 대로 대한민국의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서 국무총리를 했다는 게 최대 결격 사유다. 소신과 배짱이 있는 대통령감이라면 그런 국무총리는 못 하기 때문이다.


그럼 추미애는? 필자는 차기 대선 후보로 추미애를 손꼽는 언론 매체 기자들을 볼 때마다 참 이해가 안 된다. 추미애가 누구인가? 매우 치사하고도 졸렬한, 그야말로 좀스러운 방법으로 전 검찰총장 윤석열을 쫓아내기 위해 온갖 망나니 짓을 벌이다 절대다수 국민의 미움을 산 여자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인지, 그 이름을 입에 올리기조차 역겹다.


조국과 유시민이 혹시 나올까 걱정하거나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머릿속에서 그 사람들 이름을 지워도 된다고 말해 주고 싶다. 왜? 추미애와 이하동문이기 때문이다. 내로남불과 궤변, 선전·선동이 전문인 운동권 출신들이 행세할 땅은 이제 한국에서 현저하게 좁아지고 있다. 그 잘 쓰는 글과 청산유수 말로 대깨문 독자와 시청자 상대로 먹고살아야만 한다.


따라서 여권엔 경기도지사 이재명만 당분간 남게 되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에서 보는 일치된 전망이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도 보선 후에는 들리지 않는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민주당 진영의 인물 전멸 상황이 그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 판가름 날 것이다. 여태까지 한 대로 기회주의적이고 포퓰리스트적인 자세로 국민의 환심을 얻으려고만 할 때 그 역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매우 똑똑하다. 돈 몇 푼에 표심을 결정하지 않는다.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반대로 야권은 윤석열을 필두로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등 신구(新舊) 인물들이 여권의 실패를 업고 당분간 기세를 올릴 전망이다. 보선 후 여론조사에서 윤석열은 36.3%로 1위, 안철수와 홍준표가 여전히 5%대 지지율을 유지했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은 국민의힘과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위치를 지키면서 준비하다 입당(또는 합당)하는 시간표를 갖고 움직이는 모습이다. 그가 국민의힘에서 경선을 치르게 되면 그 흥행 성공은 보증수표라는 데 이견이 없다.


야권은 차차기 후보감들도 많다. 이번 서울과 부산 보선에서 압승한 오세훈과 박형준은 당장 대선에 뛰어들어도 기존 주자들과 비교하면 별로 부족하지 않은 지식과 경험, 언변, 그리고 인물을 지닌 사람들이다. 이들이 시장 재선에 성공한 다음 그 치적과 평판을 두고 2027년 대권 도전에 나선다면 매우 강력한 후보들이 될 것이다.


소신과 인품으로 다수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감사원장 최재형, 상고 출신, 전 경제부총리 김동연도 본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여차하면 삼고초려(三顧草廬) 해 등판시킬 수 있는 야권의 잠재 후보들이다.


여기에 국회 안팎에서의 활발한 발언으로 지성과 합리, 겸손과 통찰을 두루 겸비한 인상을 주는 데 성공한 국민의힘 의원 윤희숙도 있다. 그녀는 국회의원 재선과 내각 경험을 순탄하게 거치고 나면, 할 일이 아주 많아질 보수우파 진영의 튼튼한 여성 자산이다.


보수우파 진영에 인물 풍년이 들었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데일리안 데스크 (desk@dailian.co.kr)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