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부러 백신 접종을 늦춘다.. 괴담일까?
최근 유튜브를 중심으로 "정부가 백신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일부러 늦춘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정말 그럴까?
지난 2월 26일 국내 첫 백신 접종을 시작한 뒤 정부는 11월 집단면역을 예고했다. 정세균 총리는 "다른나라보다 백신 접종 시작은 늦었지만 속도는 빠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11월 집단 면역에 대해서도 상당수 전문가들이 회의적인 입장이다. 한국은 4월 13일 0시 기준으로 누적 119만 5342명이 1차 백신 접종을 받았다. 이는 한국 전체인구의 약 2.3% 수준이다.
◇백신 물량 불투명… 접종 준비 어려워
대한백신학회 마상혁 부회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코로나19 백신 수급에 실패를 했기 때문에 접종이 빠를 수가 없다" 며 "백신이 언제, 어떻게 들어오는지 백신 물량이 확정되면 그에 맞게 대응책을 준비하는데 그렇지 않아 대책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간의 소통이 잘 안되는 것도 백신 접종 속도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마 부회장은 설명했다.
이대서울병원 감염내과 전강일 교수는 "백신 접종을 위해서 병원에서는 인력 배분 등 준비를 해야 하는데, 정부에서 답변이 없어 기다리고 있다"며 "백신 확보 물량이 불투명함에 따라 가이드라인을 못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에 몇 명을 접종해야할 지 가이드라인만 나오면 백신 접종 속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은 매년 10월 한 달간 1000만명에게 독감 백신 접종을 해왔다. 이런 의료 역량이라면 코로나19 백신만 충분해도, 하루 30만회 정도는 놓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4월까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200.6만회 분량 들어왔고, 화이자 백신은 136.7만회 분량이 들어왔다. 총 337.3만회 정도로 인구 대비 백신 수급량이 크게 적었다. 5~6월에는 아스트레제네카 백신 866.8만회, 화이자 백신 529.7만회가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백신 원료 수급, 백신 제조 지연 등의 문제로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강일 교수는 "접종 속도를 높이는 만큼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의 대비할 의료 자원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므로, 백신 수급과 함께 개별 병의원의 하루 접종 적정 인원 등에 대한 정부의 윤곽이 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상반기 대다수 물량을 차지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희귀 혈전증' 발생 가능성 우려로 30세 미만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2차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의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정부 지침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20대는 2차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야 한다. 전 교수는 “실제 아스트라제네카 1차 백신 접종을 마친 20대 의료진이나 병원 직원 중 2차 접종을 기피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백신 재배분의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접종 속도라면 집단면역 달성 6년
한국의 백신 접종 속도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블룸버그는 한국이 현재의 접종 속도라면 집단면역을 달성하는데 6년 4개월이 걸릴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이스라엘·영국·미국·몰디브·세르비아 등은 연내 집단면역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에선 싱가포르가 연내 집단면역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블룸버그 백신 트래커에 따르면 한국은 하루 평균 백신 접종 투여 횟수는 3만 2525회. 이는 미국 320만회, 중국 390만회, 인도 420만회 등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독일 48만회, 프랑스 36만회, 이탈리아 27만회, 스페인 29만회 등 서유럽 국가는 물론, 멕시코 34만회, 아르헨티나 16만회, 폴란드 15만회 보다도 하루 백신 접종 횟수가 적다.
현재 인구의 40% 이상 백신을 투여한 나라는 코로나 19 발생률이 증가하지 않고 감소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인구의 70~85%가 백신 접종을 하면 정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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