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는 팔굽혀펴기 1만 개"..해양대 신입생에 기합 논란

노유림 2021. 4. 1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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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 신입생 합숙소에서 명예사관인 4학년들이 후배를 대상으로 팔굽혀펴기 1200회를 요구하는 등 가혹한 군기 잡기를 시도했다는 폭로가 제기됐다.

한국해양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당사자라고 밝힌 한 학생은 당시 "수도꼭지 방향을 제대로 정렬해 놓지 않아 기합이 있었다"면서 "처음에는 팔굽혀펴기 300회를 지시했으나 중간에 목소리가 작다, 손가락을 다 안 모았다 등의 이유를 대며 팔굽혀펴기 개수를 늘려갔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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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점검 때 수도꼭지 방향 잘못돼있단 이유로
"4학년 선배가 신입생에 1200회 지시"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 신입생 합숙소에서 명예사관인 4학년들이 후배를 대상으로 팔굽혀펴기 1200회를 요구하는 등 가혹한 군기 잡기를 시도했다는 폭로가 제기됐다. 해당 폭로가 담긴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지며 논란을 불렀고 학교 측은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13일 한국해양대 일부 재학생에 따르면 11일 오후 신입생 합숙소인 승선 생활교육관에서 인원 점검과 청소 위생점검이 시행됐다. 해당 교육관은 몇 개의 분반으로 나뉜 해사대 신입생 200여명이 합숙생활을 하는 곳으로, 승선 생활교육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문제는 명예사관인 4학년 선배들이 신입생 호실의 위생점검을 하며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폭로글에 따르면 당시 거울에 물때가 제거되지 않고 수도꼭지 방향이 제대로 정렬되지 않는 등 지적사항이 발생하자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팔굽혀펴기 얼차려를 시켰다.

그러나 당시 단순한 지적과 기합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게 상황을 폭로한 학생의 설명이다. 해당 선배들은 지적을 당한 후배에게 300여개의 팔굽혀펴기를 시켰고 이 과정에서 얼차려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면서 횟수가 계속 높아졌다는 것이다.

한국해양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당사자라고 밝힌 한 학생은 당시 “수도꼭지 방향을 제대로 정렬해 놓지 않아 기합이 있었다”면서 “처음에는 팔굽혀펴기 300회를 지시했으나 중간에 목소리가 작다, 손가락을 다 안 모았다 등의 이유를 대며 팔굽혀펴기 개수를 늘려갔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이어 “600회, 800회, 1200회 이런 식으로 숫자가 늘었고 지적당한 학생 혼자서는 당연히 (팔굽혀펴기를) 전부 하지 못하니 동기들에게 나눠서 하라는 지시까지 나왔다”고 언급했다.

이야기를 종합하면 당시 지적받은 당사자의 동기들 역시 ‘연대 책임’이라는 명목으로 팔굽혀펴기를 분담해야만 했다. 이에 학생들은 1명당 80여개씩 팔굽혀펴기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한 글쓴이는 “그 친구(처음 지적당한 학생)는 처음 한 것까지 합하면 한 180개는 했을 것”이라며 “(4학년 학생이) 본인은 학군단 소속일 때 14시간 동안 (팔굽혀펴기 기합을) 1만개도 해봤다고 말하면서 너희는 값진 것을 얻었으니 오늘을 꼭 기억하라”는 훈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국해양대 학생은 “생활관 2∼6층에 학생들이 있는데 다른 층에서 기합받는 소리가 들리자, 명예사관이 ‘너희도 꾸부려(엎드려뻗쳐)를 하고 싶냐’고 물었고 학생들이 하고 싶지 않다고 하자 동기애가 없다며 100회 팔굽혀펴기를 시키기도 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학교 측은 사실관계 조사 중이라는 입장이다. 학교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4학년 학생과 1학년 학생들을 교대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말 하나를 표현하는 것도 언어폭력이 돼 주의해야 하는 만큼 후배를 교육하는 과정에서 과한 점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학교 측은 승선원으로서 인원점검과 위생점검은 매우 중요하고 엄격한 절차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당 내용을 담은 글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빠르게 퍼지며 많은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시대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선배가 후배 기합을 주나”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체벌이 너무 과하다” “수도꼭지 오와 열이 팔굽혀펴기 1200개 감인가, 불합리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노유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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