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韓 접종률의 10배.."싱가포르, 올 9월 집단면역 달성 전망"
빠른 백신 확보 주효 .. 화이자·모더나로 접종
현지 매체 "12일 싱가포르 지역사회 감염 '0'"
싱가포르가 아시아 국가 중에선 처음으로 연내 '코로나19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들의 접종률이 서구에 크게 뒤처지는 상황에서 싱가포르가 대표주자로 나선 것이다.
싱가포르의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9.8%. 아시아 국가(인구 100만 이상 기준) 중 압도적인 선두다. 12일 블룸버그 백신 트래커는 싱가포르가 현재의 접종 속도라면 5개월 후에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가 연내 집단면역 달성을 예측한 유일한 아시아 국가이기도 하다.
싱가포르가 '아시아 1등 접종'이 가능했던 건 백신 조기 확보가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12월 30일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으로 접종에 돌입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현재 화이자와 모더나 두 가지 백신을 쓰고 있다. 중국산 시노백 백신도 들여왔지만 백신 물량에 여유가 있어 사용하진 않고 있다.
싱가포르의 인구는 약 580만명으로 한국(약 5200만명)의 9분의 1수준이다. 최근 하루 평균 4만7000회를 접종하고 있다. 한국의 하루 평균 접종 횟수(3만2000회)보다 1만5000회가량 많다. 현재까지 싱가포르 인구의 약 113만명이 1차 접종을 완료했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은 고령층 상당수가 접종을 마치면서 접종 연령을 45~59세로 확대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오는 6월부터는 45세 미만에도 접종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방역 상황도 안정적이다. 최근 하루 평균 확진자는 25명인데, 대부분 해외에서 유입됐다. 12일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싱가포르에선 지역사회 감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만·홍콩과 함께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이주노동자 시설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터져 하루 확진자가 1000명 넘게 나온 적도 있었다. 이후 철저한 방역으로 확진자를 대폭 줄인 싱가포르 정부는 곧바로 백신 확보에 뛰어들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2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내년(2021년) 3분기(7~9월)까지 모든 싱가포르인이 접종받을 수 있는 충분한 백신을 확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당시 리셴룽 총리는 백신 조기 확보 성공 비결로 제약사들과의 조기 접촉, 부처 관료들의 노력, 초저온 백신(화이자 백신 등) 운송을 위한 물류 시스템 구축 등을 꼽았다. "정부는 백신 접종을 위해 조용히 뒤에서 일해왔다"고도 했다.
리셴룽 총리가 지난 1월 8일 일찌감치 공개 접종에 나선 것도 접종을 독려하는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싱가포르를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백신 접종률은 전반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아워인데이터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의 백신 평균 접종률은 3%다. 아프리카 지역(0.7%) 평균보다는 높지만, 유럽 지역(15%)보다 한참 뒤처진다. 한국·말레이시아·일본·필리핀·태국 등은 그나마 아시아 평균 접종률도 밑돌고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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