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연관 MIS-C, 구토·복통·설사 등 '단순 장염' 오인 조심해야

민태원 2021. 4. 13.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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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과의 연관성이 확인된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MIS-C)'은 가와사키병과 비슷하지만 호발 연령이 다르고 심장기능 저하나 쇼크 증상이 더 심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MIS-C를 국내 최초로 진단한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곽지희 교수는 후속 연구결과를 최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영문학술지에 발표했다.

MIS-C는 이런 가와사키병의 전형적 증상을 공통적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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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보고땐 '어린이 괴질'로 불려
가와사키병과 비슷하지만
심장기능 저하·쇼크 증상 심해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은 가와사키병과 증상이 비슷하다. 왼쪽 위부터 입술 갈라짐, 딸기처럼 오톨도톨한 혀, 엉덩이와 손목의 피부 벗겨짐(알파벳순). 대한소아청소년학회 영문학술지


코로나19 감염과의 연관성이 확인된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MIS-C)’은 가와사키병과 비슷하지만 호발 연령이 다르고 심장기능 저하나 쇼크 증상이 더 심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토, 복통, 설사 등 초기 증상 때문에 단순 장염으로 오인해 자칫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어 의료진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국내에선 지난해 5월 첫 MIS-C 사례가 보고된 후 지금까지 13건의 의심 신고가 접수됐고 이 가운데 4명이 MIS-C로 인정됐다. MIS-C는 유럽과 미국에서 처음 보고됐지만 원인을 알지 못해 처음엔 ‘어린이 괴질’로 불렸다. 이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만 19세 이하에서 두 개 이상의 장기 침범 소견을 보인다는 점을 들어 MIS-C로 정식 명칭을 붙였다. 미국에선 최근까지 2600명 넘게 발생했다.

MIS-C를 국내 최초로 진단한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곽지희 교수는 후속 연구결과를 최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영문학술지에 발표했다. MIS-C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코로나19에 걸린 후 2~4주에 병이 발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와사키병은 소아에서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급성 혈관염으로, 피부와 점막을 포함한 온 몸의 혈관계에 염증이 발생한다. MIS-C는 이런 가와사키병의 전형적 증상을 공통적으로 보였다. 38.5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손발이 붓고 피부에 울긋불긋한 발진이 돋는다. ‘토끼눈’처럼 양쪽 눈 결막 충혈, 입술이 새빨개지고 찢어짐, 딸기처럼 오톨도톨한 혀, 구강 점막이 붉게 변함, 목 임파선의 부기, BCG(결핵) 접종 부위의 빨개짐 등이다. 특히 위장관 증상이 심해 36~73%에서 복부 통증, 25~68%에서 구토, 27~55%에서 설사를 호소했다.

곽 교수는 12일 “이 때문에 처음에 단순 장염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 가와사키병 증상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확 나빠져 쇼크가 찾아온다. 쇼크는 혈압이 안 잡히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와사키병의 호발 연령은 5세 미만이고 MIS-C는 평균 8.5세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국내 환자는 11~13세였다.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관상동맥류)이나 쇼크 증상이 더 심하고 빠르게 나타난다는 점도 가와사키병과 구분된다.

지금까지 보고된 전세계 MIS-C의 치사율은 약 1.5%로 높지 않다. 국내에서도 사망한 사례는 없다. 곽 교수는 “사망률은 높지 않지만 병의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중환자실 치료를 요할 정도로 심해질 수 있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했을 경우 합병증이나 중증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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