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얘기' 언급 없이.. 김명수, 또다시 '좋은 재판' 강조

허경구,임주언 2021. 4. 13.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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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법관대표회의가 올 첫 정기회의를 열었지만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 편향 인사 논란에 대해선 별다른 논의를 하지 않았다.

정치 문제를 거론하기 꺼리는 법관 사회 특유의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제왕적 대법원장'을 견제하는 법관대표회의가 제 기능을 못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법관대표회의는 12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올 상반기 정기회의를 열고 법원의 고질적 문제로 꼽혀온 법관 부족 해결책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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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대표들 올 상반기 정기회의
'대법원장 거짓말' 이후 처음 열려
'제왕적 대법원장' 견제 기능 부족
김명수 대법원장이 12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올해 첫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언급 없이 ‘좋은 재판’을 재차 강조했다. 연합뉴스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올 첫 정기회의를 열었지만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 편향 인사 논란에 대해선 별다른 논의를 하지 않았다. 정치 문제를 거론하기 꺼리는 법관 사회 특유의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제왕적 대법원장’을 견제하는 법관대표회의가 제 기능을 못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 대법원장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별다른 언급 없이 ‘좋은 재판’을 재차 강조했다.

법관대표회의는 12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올 상반기 정기회의를 열고 법원의 고질적 문제로 꼽혀온 법관 부족 해결책 등을 논의했다. 다만 올 들어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성토를 낳았던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 문제, 코드 인사 논란과 관련해선 별다른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관대표회의 측은 “현장에서 발의된 안건은 없었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이번 회의를 앞두고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와 관련된 안건들이 상정·논의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많았다. 사법부가 헌정 사상 처음으로 법관 탄핵 사태를 겪은 직후였고, 이와 관련해 김 대법원장이 거짓 해명을 한 사실도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지난 2월 뒷말을 낳았던 법원 정기인사와 관련한 문제제기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근무지에서 3년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2년마다 재판부를 교체하는 인사 원칙의 예외가 나오면서 판사들의 성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법관들은 법관대표회의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진 점, 법관들이 정치적 해석을 극도로 우려하는 점 등을 현안 논의가 없었던 이유로 지목했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법관대표회의 출범 초기에 비해 실제 법관들의 요구 사항이 추진되는 정도가 미진해졌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 법관은 법관대표회의가 ‘아픈 얘기’를 꺼내지 않으면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경지법의 한 법관은 “법관대표회의는 사법 신뢰 추락을 막는 ‘견제’ 역할을 위해 만들어졌다”며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국민적 시선은 싸늘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사태의 중심에 섰던 김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서 “법관대표회의는 일반 법관이 사법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으로 튼튼하게 뿌리내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현재의 제도 아래에서 ‘좋은 재판’을 실현하는 방법에도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 전 부장판사의 탄핵 사태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법관들 사이에선 “공직자의 자세 측면에서, 그 큰 일을 겪은 뒤 던지는 메시지로는 아쉽다”는 말이 나왔다.

이날 법관대표회의에서는 새 의장단이 선출됐다. 새 의장에는 함석천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52·사법연수원 25기), 부의장엔 오윤경(47·33기) 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가 이름을 올렸다. 함 부장판사의 선출 소식에 법원 내부에선 “합리적·중립적이고 강단 있는 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허경구 임주언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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